우정사업본부가 집배 인력 증원을 중단하고 비집배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공무원노조(위원장 이철수)는 22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일방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로 경영위기 타개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경영혁신전략회의에서 지방우정청·거점우체국을 축소하고 비집배 인력을 감축한다는 계획안을 노조에 전달하려 했다. 노조가 회의를 거부하고 무산시키면서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관련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개했다.

지방우정청을 9개에서 4개로, 시·군 거점우체국을 222개에서 111개로 축소하는 계획이 담겼다. 비집배 인력인 창구 분야 직원 1만7천여명 중 5천명가량을 감축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철수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집배 인력을 1천800여명 충원해 올해 2천억원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집배인력 1천명을 추가로 충원한다던 올해 계획도 중단하는 등 우편서비스와 노동조건을 개선하겠다던 약속을 무위로 돌리려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우정사업본부 적자를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 시스템 때문으로 본다. 정부는 우정행정을 특별회계로 두고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이익이 남으면 일반회계로 빼 간다. 만성적 고용불안과 우편서비스 질 저하가 따라온다. 노조는 우체국 예금보험에서 지원을 받거나 정부 일반회계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우정사업본부 경영진은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경영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조정안을 철회하라"며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대타협기구를 구성해 문제를 풀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이날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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