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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료 노동자들, LG생활건강 앞 무기한 단식농성파업 157일째 … "타임오프·노조사무실 제공 요구조차 거부"
▲ 배혜정 기자

"많은 걸 원하는 게 아닙니다.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달라는 건데, 이게 반년 동안 싸워야 할 이유입니까?"

코카콜라·씨그램·토레타 같은 브랜드의 음료를 만드는 화섬식품노조 한국음료지회(지회장 최영수)가 노조설립 1년이 다되도록 노조할 권리조차 인정받지 못하자 6일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지회는 이날로 157일째 파업을 하고 있다.

지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화섬식품노조 결의대회에서 "LG가 노조를 인정할 때까지 집단 단식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음료는 2010년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코카콜라음료에 인수됐다. 인수 당시 코카콜라음료는 한국음료 노동자에게 3년 안에 코카콜라 임금·복지의 80% 수준까지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임금·복지 개선 약속은 코카콜라음료에서 내려오는 간부들이 바뀔 때마다 반복됐다. 8년이 지나도록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노동자들은 지난해 4월 노조를 설립하고,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다.

교섭 과정에서 지회는 △전임자 타임오프 △노조사무실 제공 △상여금 인상 △경조금 상향 등 회사가 8년 전 약속한 내용보다 낮은 수준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아무 것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방노동위원회 조정마저 결렬되면서 지회는 같은해 10월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LG생활건강이 있는 서울 여의도와 생산공장이 있는 전북 남원을 오가며 투쟁하고 있다.

지회는 올해 들어 교섭 초반 제시했던 임금·복지요구안 대신 전임자 타임오프 적용과 노조사무실 제공 등 최소한 노조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요구안을 제시했다. 사측은 거부했다.

최영수 지회장은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타임오프와 사무실 제공만 요구하는데도 회사는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며 "전날에도 사측 교섭위원과 만났는데, 아무것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최 지회장을 포함한 조합원 5명은 이날부터 LG트윈타워 앞 천막농성장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조합원들은 릴레이 동조단식을 한다.

노조 관계자는 "LG 계열사 중 유일하게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당황스럽기까지 하다"며 "LG생활건강이 책임지고 노조를 인정하고 교섭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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