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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씨 7일부터 사흘간 민주사회장, 9일 모란공원에 묻혀24살 청년 죽음,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바꾸고 정규직 전환 물길 열어
▲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시민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아들의 처참한 죽음에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다시는 우리 아들처럼 죽지 않게 여기서 끝내야 해요. 용균이 동료들을 살리고 싶었습니다."(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지난해 12월11일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야간작업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고 김용균씨의 장례가 두 달여 만에 치러진다. 6일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고 김용균씨 장례가 7일부터 사흘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민주사회장으로 치러진다. 9일 발인 후 고인이 숨진 태안 화력발전소와 광화문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영결식을 한다. 고인은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묻힐 예정이다.

"누구도 아들처럼 죽지 않게 해 달라"

이번 장례 일정은 지난 5일 당정이 고인의 사망사고에 대한 구조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같은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처참한 죽음 이후 가슴에 커다란 불덩어리가 들어있는 것처럼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다"며 "용균이의 동료들을 살려 그 어머니들도 같은 아픔을 겪지 않게 하고 싶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당정은 고인 사망사고 조사를 위한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조적·근본적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하는 진상규명위는 단순한 사고조사 차원을 넘어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근본대책을 찾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6월 말까지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당정은 또 1만2천여명에 이르는 발전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방안을 모색한다. 고 김용균씨와 같은 업무인 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에서 일하는 하청노동자 2천200여명은 하나의 공공기관을 만들어 직접고용한다. 발전 5사 원·하청 노·사·전문가가 통합협의체를 꾸려 정규직 전환의 구체적 방식과 처우를 결정한다. 3천여명(한전KPS 제외) 규모인 경상정비 하청노동자에 대해서도 통합 노·사·전 협의체를 구성한다.

당정은 후속대책 이행 담보를 위해 (가칭)발전산업 안전강화 및 고용안정 TF를 운영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정협의에 따른 '발전부문 노동자 처우 및 작업현장 안전강화 방안'을 내놨다. 우선 발전정비 노동자의 기본 계약기간을 6년으로 두 배 늘린다. 3년마다 지역을 옮겨 다녀야 하는 고용불안정성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또 발전소 하청노동자 노무비를 삭감 없이 지급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발전회사와 하청 정비업체 간 계약내용을 바꾼다. 고 김용균씨가 하청업체에서 당초 계약금의 절반밖에 받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이다. 이 밖에 작업현장 2인1조 시행을 위한 적정인원 충원과 안전커버·펜스 설치를 이달 중 완료한다. 4월까지 석탄발전 단지별로 노동자와 시민단체·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작업현장 개선요구를 심의하고 그 결과를 공표한다.

'상시지속·생명안전업무 외주화 금지' 원칙 세울까

노동계는 "24살 청년 노동자가 죽어서야 이뤄진 변화"라며 "하청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는 관행을 바로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위험의 외주화 방지 원칙을 확인하고 원청에 산재사고 책임이 있음을 분명힌 한 점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고인의 죽음 이후 위험의 외주화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는 목소리에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면서 이뤄 낸 변화다. 유족들은 고인 장례를 미룬 채 "용균이 같은 죽음이 더 이상 없게 해 달라"며 국회에 위험의 외주화를 막을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지난해 12월27일 위험작업 사내하도급 금지 등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28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법 개정 이후에도 유족들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대책위와 유족들은 지난달 22일 충남 태안의료원에 안치된 고인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겼다. 이들은 "사고 이후에도 발전소는 달라진 것인 없다"며 재발방지 대책 마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고, 당정협의를 이끌어 냈다.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근본적인 대책은 정규직 전환"이라며 "발전회사뿐만 아니라 상시·지속적이고 생명·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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