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간접고용을 간접고용으로 자회사 전환 저지, 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기자>
“한국잡월드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위반과 파행을 청와대도, 고용노동부도 외면하는데 우리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합니까. 삭발하고 농성하고 집단단식을 하고 또 무엇을 더 해야 저희 목소리를 들어주시겠습니까.”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박영희 공공운수노조 잡월드분회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박 분회장 뒤에 서 있던 잡월드 직업체험강사 수십 명이 동시에 눈물을 훔쳤다.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가 자회사 전환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앞줄에는 원청 잡월드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 중인 잡월드 직업체험강사들이 자리했다. 무대 옆으로 캐리어와 큰 배낭 수십 개가 쌓였다. 분회 조합원들이 농성을 위해 짐을 꾸려 온 것이다. 분회는 이날부터 청와대 앞에서 조합원 41명의 집단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노조 산하 사업장 가운데 직접고용하기로 한 곳도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 직접고용을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며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대통령에게 직접고용 원서를 제출하는 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잡월드 자회사는 이달 2일부터 8일까지 직업체험강사들을 대상으로 입사원서를 받았다. 강사직군 275명 중 140여명은 자회사 입사원서를 쓰지 않고 직접고용 원서를 써서 원청에 제출했다. 분회는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잡월드 이사장실 앞에서 농성을 했다. 잡월드측에서 원서를 받지 않으니 청와대에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21일부터 청와대 앞 농성을 확대하고 22일부터 청와대에 직접고용 원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잡월드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이날까지 9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장은 “노동부 장관이 청년들과 대화하는 자리에 잡월드 조합원들이 찾아가니 자리를 피했다고 한다”며 “비정규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이 적절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외쳤지만 정부는 여전히 귀를 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전 분회 청년조합원들이 이재갑 노동부 장관이 참석하는 ‘장관님과 함께하는 온라인 청년센터 시연회’가 열린 서울 양천구 행사장을 찾아갔다. 장관은 인사말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 노조는 “청년비정규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곡기를 끊고 죽기를 각오하는 투쟁을 시작했다”며 “과거 KTX 승무원 집단해고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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