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문재인 정부는 노동개악을 중단하라.”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반대!”

1년 전과 확연히 달랐다. 지난해 11월1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광장을 채웠던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정책연대협약 이행”을 강조했다. 기대와 희망에 비해 더딘 감은 있었지만 2대 지침이 폐기되고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는 걸 보며 정부에 응원과 지지를 보냈다.

김주영 위원장, 노동개악 추진에 “총력투쟁” 경고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노동자들의 기대와 희망은 실망과 분노로 바뀌었다.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을 가득 메운 3만여명의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때렸다”며 “말로만 노동존중 하지 말고 노동개악부터 중단하라”고 소리쳤다.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렸다. 1년 전보다 세 배 많은 노동자가 참여해 문재인 정부와 국회의 노동개악 시도를 비판했다. 최대 현안인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관련한 현장의 비판이 쏟아졌다. 노동자대회 내내 국회를 향한 분노의 함성이 끊이질 않았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거꾸로 가는 노동정책을 바로 세우고, 노동자 탄압에 여야가 따로 없는 국회를 향해 노동자들의 분노를 보여 주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최저임금제도 개악과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계획을 폐기하지 않고 개악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려 한다면 한국노총은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총력투쟁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노조법 전면개정”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포스코노조 깃발 '눈길'

김 위원장은 “노동시간단축 현장 안착을 위해 보완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6개월 계도기간을 두고 사실상 법 시행을 미뤘다”며 “이제는 여야정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추진하기로 합의해 노동시간단축법 자체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저임금법 개악으로 산입범위를 확대한 것도 모자라 업종별 차등적용과 주휴수당 폐지라는 추가 개악이 시도되고 있다”며 “노조 전임자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현행 타임오프제도 개선 등 노조할 권리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정부와 여당은 소극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대회에는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이연월 공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연대의 뜻을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노동존중특별시에서 유니온시티로의 전환”을 알리며 “노조 설립과 노조활동 하기 편한 서울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8월 한국노총과 정책연대협약을 체결한 이연월 공노총 위원장은 “국민 촛불로 탄생했다는 정부가 국민 뒤통수를 가격했다”며 “노동관계법과 국민연금 개악 저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위해 한국노총과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과 함께 포스코노조 재건활동을 하고 이달 6일 조합원 직접선거로 선출된 김인철 포스코노조 위원장과 집행부는 ‘금속노련 포스코노조’ 깃발을 들고 대회에 참석했다. 김인철 위원장은 노조 개혁과 포스코 협력사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약속했다. 서예가 김윤기 화백은 여의도를 가득 메운 노동자들의 “멈춰라 노동개악” 목소리를 붓글씨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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