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과연 편하게 어울릴 수 있을까’라던 생각은 기우였다. 서먹서먹하게 앉아 있던 청년들 사이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파고들었다. 치킨이 나오고 맥주잔이 돌자 허심탄회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청년들은 “청년 이미지만을 소비하는 연대가 아닌 진정한 소통과 연대”를 원했고, 김주영 위원장은 기득권으로 치부되는 노조 현실을 지적하며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한국노총 활동에 함께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치킨집에서 열린 김주영 위원장과 청년단체 간 소통과 연대를 위한 호프데이 현장에서다.

“노발대발” 외치며 건배

건배사 요청을 받은 김주영 위원장이 “한국노총 내부에서 자주하는 건배사”라며 “노발대발”을 소개했다.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는 뜻의 “노발대발”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초청만찬에서 김 위원장이 외친 건배사다. 호프데이에 참석한 청년 50여명과 한국노총 사무처 간부들은 “노발대발”을 외치며 “청년이 행복하고 노동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자”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노총이 청년과 보다 많이 소통·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앞으로 청년들과 보다 적극적으로 연대하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믿는다”며 “한국노총이 하는 사업에 청년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노동자 권익이 향상되고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쇠한 노동운동 개혁할 수 있을까

호프데이에 참석한 청년들이 바라보는 한국노총 이미지는 어떨까. 청년들은 “50대 남성중심” “철밥통” “기득권”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이야기했다. 한 청년은 “그나마 정치나 사회 참여활동을 하는 청년들은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조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청년들에게 양대 노총은 관심 밖”이라며 “청년 문제와 노동 문제를 분리해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청년들의 한국노총에 대한 인식 부재를 반성하며 더 많은 소통과 연대를 약속했다. 그는 “노조가 청년 문제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오해가 있다”며 “잦은 만남을 통해 청년세대 고민을 나누고 한국노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한국노총에 조직된 청년노동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일자리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청년의제를 개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신송 한국노총 미조직비정규사업단 차장은 “올해 4월 9개 청년단체와 한국노총이 함께 청년연대회의를 출범한 이후 청년의제 개발과 연대사업을 논의하고 있다”며 “청년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활동을 비롯해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연대회의는 지난달 ‘한국노총 청년조직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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