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한국노총이 지난 5월 중순부터 팟캐스트 <노발대발> 시즌2를 시작했다. 지난해 시즌1이 끝난 지 5개월 만이다. 예능감과 대중성을 대폭 보강한 시즌2는 순항 중이다. 노발대발은 “노동자가 발전해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는 뜻이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노발대발> 제작피디인 황희경(41·사진) 한국노총 교육선전차장을 만났다. 황희경 차장은 2003년부터 드라마·게임·교육·다큐 등 영상 피디 일을 했다. 2017년 12월 한국노총에 입사했다.

- 시즌2가 나오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일부러 늦춘 건 아니다. 무엇에 차별을 둘 것인가를 고민했다. 인물과 코너, 포맷 전반에 대한 것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느라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노동전문 팟캐스트를 표방한 <노발대발> 시즌1을 선보여 나름 대박을 쳤다. '내일잇슈' '갑파라치' '노동잡썰' 3개 코너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고려대 노동대학원 노동문화상(노동미디어상) 시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시즌2는 '베이직팀'과 '플러스팀'으로 나뉜다. 베이직팀은 개그맨 김대범씨가 합류해 대중성 있는 토크를 펼친다. 플러스팀은 노동이슈와 정책을 심도 있게 다루는 코너다. 이슈와 방식은 달라도 노동자와 청취자의 눈높이에 맞춘다는 지점은 같다.

- 시즌1과 비교해 시즌2는 어떤 차이가 있나.
“시즌1은 도전으로 볼 수 있다. 노동을 잘 알지 못하는 방송쟁이와 방송을 잘 알지 못하는 노동쟁이가 만나 노발대발을 시작했다. 그때 "잘 들었다, 공부하면서"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시즌2에서는 듣는 장소를 변화시키자고 생각했다. 내 책상 위에서 기록하면서 듣는 게 아니라 출퇴근길에서 재미있게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
 

▲ 정기훈 기자

- 시즌2 방송이 두 달쯤 됐다. 반응은 어떤가.
“재미와 수다를 더해서 그런가 시즌1보다 댓글이 많아지고 청취유지 시간도 길어졌다. 한국노총 내부에서도 재미있다고 많이 이야기해 준다. 기획의도는 노동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었다. 구독자가 많이 늘어났다. <노발대발>이 한국노총 대표 미디어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

시즌2에서 달라진 점은 청취자들이 적극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최근 초대손님 집배원 방송편에 응원댓글이 쏟아졌다. 어떤 이들은 경비노동자나 학교비정규직 이야기를 다뤄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한국노총은 비디오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청년노동자를 타깃으로 한 <있긔없긔>와 버스파업 즈음에 제작한 <전지적 버스시점>, 마미손의 <소년점프>를 패러디한 <노동점프>, 최근 종영한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제작후원이 대표적이다. <전지적 버스시점> 1편 ‘버스기사님은 화장실 언제 가요?’는 조회수 26만회를 찍었다.

“<노동점프>가 지난해 12월 유튜브에 나가기 전에 11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사전영상으로 상영됐다. 그걸 보는 순간 한 조합원이 ‘우리 거야?’라고 하더라. 한국노총도, 우리도 이런 걸 만들 수 있구나 자신감을 얻게 됐다. 아니, 오히려 내가 고정관념을 가졌던 것 같다. 한국노총은 뉴미디어 홍보 방식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열린 조직이다.”

- 한국노총이 추진하는 뉴미디어 홍보는 어떤 의미가 있나.
“콘텐츠는 총알을 만드는 작업이다. 상대와 대화하는 길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이 모바일을 이용하는 시간이 엄청나다. 대부분 그 안에서 콘텐츠를 소화한다. 노동운동도 20~30대에 맞춘 대화법을 갖춰야 한다. 좋은 콘텐츠는 조직화를 위해 총알을 만드는 작업이자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대화법이다.”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노동미디어를 정착시키고 싶다. 드라마 피디가 있듯이 나는 노동 피디다. 노동은 미디어의 한 분야다. 노동도 결국 ‘먹고사니즘’의 표현이라고 본다. 노동과 대중이 잘 소통할 수 있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