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폴리텍대학
"업체가 바뀔 때마다 계약연장이 될지 안 될지 가슴 졸였다. 오늘 이렇게 폴리텍대 직원 신분증을 목에 걸고 나니 정규직 된 게 실감 난다." (59세 정해준씨)

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이석행)에서 일하던 파견·용역노동자들이 14일 폴리텍대 직원 신분증을 목에 걸었다. 대학 배지도 가슴에 달았다. 이날 오후 인천 폴리텍대 법인 희망실에서 열린 '정규직 전환 기념행사'에서다.

정부 1단계 공공기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폴리텍대는 노·사·전문가협의회를 꾸려 지난달까지 4차례 회의를 했다. 조리·사감직·청소·경비 등 9개 직무 671명 전원을 7월1일자로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석행 이사장은 이날 정규직 전환 기념행사에서 7명의 노동자대표에게 신분증을 수여하고 대학 배지를 달아 주며 가족이 됐음을 축하했다. 이 이사장은 "직업교육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인 폴리텍대에서 고용차별과 불안은 없어져야 한다"며 "모든 직원들이 안정된 고용환경 속에서 최고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폴리텍대는 올해 1월 학과 조교와 기간제 노동자 6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올해 폴리텍대 정규직 전환 인원은 총 734명으로, 고용노동부 12개 산하기관 중 최대 인원을 기록했다. 폴리텍대는 파견·용역노동자의 경우 청소·경비 등 고령자가 다수인 점을 고려해 재직자 정년을 직종 상관없이 모두 65세로 설정했다. 64세 이상 노동자에게는 2020년까지 정년을 차등 적용해 고용을 보장했다. 임금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신규 임용자부터 직무급제를 도입한다.

기념행사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황병관 공공연맹 위원장, 김창기 한국폴리텍대학노조 위원장이 함께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일부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반쪽짜리 정규직 전환, 노동자를 배제한 전환 심의위원회 구성으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라며 "폴리텍대 같은 모범사례가 다른 공공기관에 전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정규직 전환자 대상 노조가입을 추진한다. 최근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 가입범위 확대'를 가결했다. 김창기 위원장은 "정규직 전환이 잘 마무리된 만큼 노조가입을 독려해 함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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