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홍영표 위원장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삼화 국민의 당 의원과 오찬 모임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6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있다. 정기훈 기자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에 관한 협약(87호)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원칙 적용에 관한 협약(98호)을 비롯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가이 라이더 총장은 6일 오후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과 정세균 국회의장을 연이어 만나 이같이 밝혔다. 한국 정부는 ILO 핵심협약 8개 중 4개를 비준하지 않은 상태다.

“ILO 핵심협약 비준 국회 역할 중요”

라이더 총장은 이날 정오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홍영표 환노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간사 한정애 의원, 국민의당 간사 김삼화 의원을 만났다. 라이더 총장은 “한국 노동기본권 문제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이후 가시화했다”며 “그동안 (노동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더 총장은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ILO 핵심협약 4개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며 “ILO는 180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 캠페인을 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못 박았다.

라이더 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ILO 핵심협약 비준을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며 “국회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노사정이 핵심협약 의미를 잘 이해하도록 ILO가 기술적인 지원을 하면 비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영표 위원장은 “한국이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됐는데도 여전히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정부와 여당은 ILO 핵심협약 비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도 “법 개정이 수반되는 협약은 야당과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한국도 국제협약 따르고 존중할 때”
홍영표 “정부·여당 핵심협약 비준 의지 강해”

라이더 총장은 이어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노력을 요청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을 때에도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에 대해 논의했다”며 “문 대통령은 아직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 4개를 비준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라이더 총장은 특히 “ILO 협약 비준과 관련해 국회에서도 조만간 중요한 일(법 개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ILO는 한국이 핵심협약을 비준할 수 있도록 모든 기술적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의장은 “한국의 세계적 수준과 지위를 감안할 때 이제는 국제협약을 따르고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국회도 정부와 노조와 함께 문제가 잘 해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이더 총장과 정 의장 만남 자리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김명환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김교흥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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