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에 비정규직 사용자성을 부여하는 내용의 재벌개혁을 추진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전자서비스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돼 있는 서울구치소를 찾아간다. 자신들의 진짜 사장인 이 부회장에게 비정규직 실태와 요구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장 라두식)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는 재벌개혁의 첫걸음으로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원청에 사용자성을 부여하는 제도개선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지회에 따르면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는 원청의 공동고용주 책임범위를 '고용·노동조건·산업안전·교섭'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최종 정책공약집에는 '근로조건 결정 및 산업안전'으로 축소됐다. 간접고용 비정규직 처우개선의 핵심인 고용과 교섭이 빠진 것이다.

라두식 지회장은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하청노동자들의 노동 3권 보장을 위해 원청에 교섭 등 사용자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고 공약했지만 대선을 지나면서 점점 후퇴하고 있다"며 "원청으로부터 수탈당하는 당사자인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원청이 책임지도록 원청과 하청노동자의 교섭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는 원청"이라며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책임을 묻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재벌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지회는 27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여론화하고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이 부회장에게 비정규직 요구사항을 서신에 담아 전달한다.

한편 이날은 노조를 지켜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염호석(사망당시 34세) 지회 양산분회장의 3주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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