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연합노조
자치단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민간위탁 과정에서 원가산정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노동자들은 “자치단체의 턱없이 낮은 원가산정으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부당한 청소행정 개선을 요구했다.

민주연합노조가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포시와 안양시가 노동자들의 근로시간과 비교할 때 턱없이 낮은 원가를 산정했다”며 “해당 지역 청소노동자들은 청소행정 개선을 촉구하며 5월2일 경고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군포시는 올해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업체 S산업을 상대로 원가상 적정인력을 실제보다 0.8명 낮게 책정했다. S산업은 감소된 0.8명분의 인건비를 노동자 9명에게 전가했다. 예컨대 S산업은 지난해 노사합의에 따라 임금삭감이 불가능하자 야근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동강도를 높이되 임금은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노사 교섭은 결렬됐다.

군포시가 실제 인원보다 원가상 적정인력을 낮게 책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치단체가 원가산정기준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는 환경부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계약을 위한 원가산정기준’에 따라 해마다 민간위탁업체와 계약을 맺지만 "자치단체 재정정도에 따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 탓에 제대로 된 인건비를 책정하지 않고 있다. 안양시는 상여금을 200% 삭감하고, 통상임금을 시간당 2천80원 줄였다.

노조는 “자치단체가 예산부족을 말하기 전에 불합리한 원가계산 관행을 바로잡아 혈세 낭비를 막고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사용자 배만 불리고 노동자는 일한 만큼 대접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청소행정을 개선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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