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LG유플러스 콜센터에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홍아무개(19)양이 업무스트레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발생한 뒤로 현장실습생제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숨진 홍양의 전공은 애완동물과였지만 현장실습은 전공과 무관한 콜센터에서 했다. 현장실습생 10명 중 2명은 홍양처럼 전공과 무관한 곳에서 현장실습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현장실습에 적응하지 못해 실습을 중단했다.

LG유플러스고객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8일 오전 전라북도교육청에서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점과 대안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김경엽 전교조 실업교육위원회 정책국장이 이날 토론회에서 발표한 2014학년도 부산지역 현장실습 기업체 파견자료에 따르면 부적절한 현장실습 기업체도 상당했다. 2014년 부산지역에서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은 3천680명이었다. 이 중 2천195명(59.6%)은 중소기업에서 일했다. 대기업에서 실습한 학생은 905명(24.6%)이다.

현장실습에 참여한 업체는 1천770곳이었는데 중소기업 비중이 69.4%였다. 참여 기업체 명단에는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나 추어탕 전문점, 불고기전문점 같은 소규모 음식점도 올라 있다. 현장실습에 참여한 대기업도 롯데리아·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탐앤탐스 등 판매·유통 업체가 다수다.

현장실습생의 24.1%는 “전공과 관련없는 기업체에서 일했다”고 답했다. 실습을 중단한 학생 1천175명 중 610명(51.9%)이 부적응을 이유로 들었다. 대학진학을 이유로 실습을 중단한 학생은 166명(14.1%)이었다.

김 국장은 “기술습득이나 직무 훈련을 하기에 적합하지 못한 업체가 많았다”며 “학교와 교육청이 제대로 현장실사를 했는지, 어떻게 현장실사를 했는데도 이런 기업체를 선정했는지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공과 관련없는 기업체에 파견되는 바람에 현장실습다운 실습을 받지 못한 많은 학생들이 현장실습도, 정규교육도 받지 못하는 애매한 상태에 놓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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