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성 강화와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 공동행동 소속 대표자들이 17일 서울 중구 청파로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앞에서 철도파업 대체인력 투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철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대체인력이 대거 투입돼 열차 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대체인력을 투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잦은 사고로 대형참사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업 영향력 축소에만 혈안”

17일 현재 노조는 21일째 파업 중이다. 파업이 4주차임에도 열차 운행률은 평상시 대비 8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파업 이후 대체인력이 투입되면서 열차가 달리는 도중 승강문이 열리고 반대편 문이 개방되거나 멈춰 서는 사고가 잦아지고 있다.<표 참조>

대체근무자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는 확인된 것만 7건이다. 이날 오전에도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에서 코레일 소속 인천행 열차가 출입문 표시등 고장을 일으켜 멈추는 사고가 방생했다. 열차를 운전한 기관사는 대체인력으로 투입된 군인이었다.

공공성 강화와 공공부문 성과퇴출제 저지 시민사회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청파로 코레일 서울지방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4주차에도 높은 운행률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며 “파업 영향력 축소에만 혈안이 돼 국민안전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코레일은 지난달 30일 대체인력 채용공고를 낸 뒤 이달 11일 796명을 채용했다. 해당 인력은 며칠간의 교육만 받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코레일은 500명에서 최대 2천명까지 대체인력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관련법령에 따라 충분한 교육을 시킨 다음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며 “노조 파업이 끝날 때까지 대체인력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대체인력 투입으로 파업 영향력만 축소할 게 아니라 더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성과연봉제 교섭을 통해 파업사태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KTX·전동차 운행률 비정상적으로 높아

코레일이 수익성이 높은 KTX를 위주로 운행률을 높인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는 적자노선인 탓에 운행을 줄일수록 적자가 줄어든다. 노동위원회 결정에 따른 필수유지 철도 운행률은 고속철도(KTX) 56.9%, 새마을호 59.5%, 무궁화 63.0%, 통근형 62.5%, 광역철도 63.0%다. 그런데 이날 정오 기준으로 평상시 대비 운행률은 KTX 100%, 새마을호 63.6%, 무궁화호 63.1%, 전동차 94.4%를 기록했다. KTX와 전동차 운행률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전창훈 노조 사무처장은 “흑자가 발생하는 KTX와 전동차의 운행률을 높여 기존 수익을 그대로 가져가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관계자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승객이 탈 수 있는 KTX 운행률을 높인 것”이라며 “파업이 끝나면 노조에 영업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기 때문에 공사가 굳이 수익성을 따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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