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회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함께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을오토텍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조기에 종식하기 위해 관리직들의 출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지회는 지난해 임금·단체교섭에서 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채용된 특전사·경찰 출신 직원들의 채용취소를 요구했다. 교섭이 해를 넘겨 계속되자 조합원 지명파업·시한부파업을 했고, 회사는 관리직을 동원해 심야 대체생산을 시작했다. 관리직 중 쟁의행위 기간에 대체인력으로 채용된 이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자 지회는 올해 7월8일부터 공장 점거농성에 들어갔다. 회사는 같은달 26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그런데 최근 사측은 특전사·경찰 출신 직원을 다른 계열사로 전적시켰다. 지회 관계자는 "회사가 공권력 투입을 요구하는 빌미를 만들기 위해 지회의 주요 요구사항을 은근슬쩍 수용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부당노동행위로 수감 중인 박효상 전 대표의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유리한 판결을 위해 유화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회는 공장 점거농성은 유지하되, 관리직 직원들이 대체생산을 시도하면 물리적으로 막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관리직들이 현장에서 폭력상황을 유도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이재헌 지회장은 "지회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불법 대체인력 출입을 막는 것밖에 없었다"며 "지회의 결단을 계기로 갑을오토텍 경영진은 직장폐쇄·불법 대체생산을 중단하고 노사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용득·이정미 의원은 갑을오토텍이 협력업체를 통해 대체생산을 하면서 안전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에어컨 부품을 현대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용득 의원은 "협력업체 엘티에스가 갑을오토텍이 생산하던 에어컨 부품을 안전검증도 받지 않은 채 납품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와 경찰·검찰은 불법 대체생산과 불량품 납품에 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