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노련 오비맥주노조(위원장 진경섭)와 화섬노조 오비맥주지회(지회장 박석명)가 임금인상과 한국 시장에 맞는 정책수립을 요구하며 16일부터 이천공장과 청주공장에서 옥쇄파업을 벌인다.

15일 오비맥주양노조공동투쟁위원회에 따르면 16일 오후 오비맥주노조(이천·광주공장)는 이천공장에서, 오비맥주지회(청주공장·영업부문)는 청주공장에서 각각 파업출정식을 열고 이후 옥쇄파업에 돌입한다. 양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주말과 공휴일이 끼면서 실질적인 전면파업은 16일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양 노조는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2016년 임금·단체교섭에 앞서 공동투쟁위원회를 꾸리고 9개월에 걸쳐 30여차례 공동교섭을 진행해 왔다. 공투위는 사측에 임금 9.3% 인상과 초과근무수당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공투위는 2014년 대비 지난해 판매량이 비슷한데도 회사가 판매목표치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성과급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예년보다 높은 임금인상율을 제시한 이유다.

반면 회사는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인 0.7%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오비맥주 주주인 AB인베브가 각 나라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글로벌 임금정책을 수립하고 있다는 이유다. 세계 맥주업계 1위인 AB인베브는 지난 2001년 오비맥주를 인수해 2009년 사모펀드에 매각했다가 2014년 재인수했다.

공투위는 임금인상과 함께 한국 유통구조나 시장환경에 맞는 정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다. 진경섭 오비맥주노조위원장은 "AB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재인수한 뒤 한국 유통업계 정서를 인정하지 않고 '글로벌 스탠다드'만 강요하면서 현장 직원들의 피로도가 높다"고 말했다. 외국과 달리 한국은 제조사와 도매상, 협력업체 간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지만 AB인베브가 한국 유통구조를 도외시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투위는 제조사-도매상-협력업체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예컨대 주주에게는 당기순이익의 40~50%만 배당하고, 나머지는 직원과 도매상·협력업체들과 성과를 분배하는 등 오비맥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하자는 얘기다. 지난해 오비맥주는 순이익보다 1천153억원 많은 3천700억원을 배당했다.

장경연 화섬노조 오비맥주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한국에서는 제조사가 독자적인 판매경로를 가질 수 없는 만큼 도매상과 협력사들이 함께 도와줘야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동반성장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노사특별합의문에 이런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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