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노조 위원장이 분신했던 전세버스업체 제로쿨투어가 또 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계약직 노동자를 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전세버스노조 제로쿨투어지부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3일 계약직 버스노동자인 변아무개씨의 계약을 해지했다. 변씨는 분신한 고 신형식 지부장에게 노조탈퇴를 종용했던 박아무개 관리소장으로부터 역시 탈퇴를 요구받았다. 박 소장은 지난 18일 분신한 신 지부장에게 “내가 얼마나 독한 놈인지 보라. 노조 조합원은 칼질해서 (다) 정리하겠다”고 협박 발언을 했던 인물이다. <매일노동뉴스>는 관련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본지 1월20일자 4면 '50대 전세버스 노동자 분신사망 충격' 기사 참조>

변씨도 비슷한 압박을 당했다. 변씨는 "관리소장으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노조탈퇴를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설립된 지 이틀이 지난 지난해 11월20일에는 "내년에 회사에서 재계약을 안 할 수 있으니 알아서 해라"는 말을 들었고, 계약만료일(23일)을 1주일 앞둔 지난 16일에는 "다음주 계약이 만료된다"고 말했다. 변씨는 “협박조로 마치 계약이 안 될 것처럼 얘기했다”고 말했다.

지부는 변씨가 노조활동 때문에 계약해지됐으니 부당해고라는 입장이다. 변씨가 지각과 결근을 하지 않았고 운행 중 사고를 낸 적도 없는 만큼 재계약 가능성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변씨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기사 2명은 재계약이 됐고, 나는 모범 직원이었는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됐다”며 “전세버스 기사가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보니 노조가 있으면 힘이 될 거 같아 가입했는데 조합원이라고 해고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토로했다. 변씨는 이날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이와 관련 회사측은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신 지부장은 지난 18일 송파구 제로쿨투어 본사 사무실에서 대표이사와 면담 뒤 시너를 끼얹고 분신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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