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 노동자 10명 중 6명은 5년 뒤에도 비정규직 상태로 머물거나 아예 실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 상태의 비정규직 남성 가구주의 34%는 5년 뒤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9일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노동패널조사 학술대회 자료에 따르면 2009년 비정규직이었던 노동자를 추적한 결과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한 비율은 28.7%에 그쳤다. 5년 동안 같은 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정규직 비율은 11.5%밖에 되지 않았다. 절반에 가까운 45.9%는 여전히 비정규직 신분이었고, 18.6%는 직장을 잃었다. 연구원은 기간제를 포함한 한시적근로자와 시간제근로자, 파견·용역·호출 같은 비전형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봤다. 5년 뒤 이들의 상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09년 당시 빈곤상태에 있던 25~49세 비정규직 남성 가구주의 33.9%는 지난해에도 가난한 비정규직 또는 정규직이거나 실직한 상태였다. 반면 2009년 빈곤했던 정규직 남성이 2014년에 빈곤상태로 남아 있는 비율은 14.4%였다. 고용형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연구원은 가구소득 중윗값의 60%가 되지 않는 이들을 빈곤층으로 분류했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구소득이 낮은 비정규직 남성 가구주는 노동시장 활동이 활발한 연령대인데도 빈곤·실직 위험에서 탈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경제활동 상태 발전을 위한 정책적 수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