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중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삼성 래미안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단체교섭을 요구했다가 해고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6일 건설노조 경기중서부건설지부(지부장 김태범)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협력업체 원영건업은 지난달 28일자로 현장에서 일하던 지부 조합원 21명을 해고했다.

지부는 지난해 12월 초 조합원들이 건설현장에 취업하자 지난달 초 원영건업에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했다. 그런데 원영건업은 회사 내부사정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지부가 같은달 26일까지 6차례 공문을 보내 교섭을 재촉하자 원영건업은 “3월 중 지부가 원하는 일시에 교섭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원영건업은 이틀 후인 지난달 28일 현장에서 일하는 조합원 21명 전원에게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다. 원영건업은 조합원 해고 뒤 곧바로 비조합원으로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 관계자는 “조합원 전체가 한 개 팀을 꾸려 일했는데 현장소장이 작업능력과 숙련도를 인정해 데마찌(일이 끊기는 것) 없이 일감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교섭을 요구한 뒤 이런 일이 생겼다”고 반발했다.

지부는 원영건업이 임단협 교섭 요구를 피하기 위해 조합원들을 해고한 것으로 보고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작업팀을 이끌었던 40대 초반의 지아무개씨 등 조합원 2명은 지난 4일 새벽 아파트 건설현장 50미터 높이의 타워크레인을 점거했다. 원영건업은 당일 지부와 만나 조합원 재고용과 임단협 교섭을 구두로 약속했다가 다음날 번복했다.

김태범 지부장은 “구체적인 요구안을 전달한 것도 아니고 단지 현장의 근로조건을 논의하기 위해 교섭에 나서라고 했는데 노동자들을 해고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며 “원영건업이 조합원 복직과 교섭에 나서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조합원 2명은 이날로 사흘째 고공농성 중이다.

원영건업 관계자는 “감사 등 회사 내부일정이 있어 재고용 여부가 포함된 교섭에 나서지 못했던 것일 뿐 회피한 것은 아니다”며 “당초 이들에게 고용을 약속한 기간은 2월 말까지였고 이에 따라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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