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측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천안센터 고 최종범씨의 유족에게 개별적인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과 합의해 고인의 자살문제를 서둘러 덮으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5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에서 일하는 한 비조합원이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천안의료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의 작은 형인 종호(35)씨를 만났다. 지회가 확인한 결과 비조합원은 종호씨에게 “사장님이 뵙기를 원하신다. 약속을 잡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센터분회는 당초 이달 1일과 4일 고인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일시적으로 업무를 중단하고 5일부터 복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센터측이 유족을 개별접촉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분회는 이날 하루 천안시 두정동 천안센터에서 이제근 센터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분회는 업무거부를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분회와의 면담에서 이 사장은 “개별접촉을 하려 한 사실이 없고 해당 직원이 스스로 유족을 만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비조합원 직원은 유족을 접촉한 4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핸드폰을 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분회 관계자는 “유족을 접촉한 비조합원은 입사 2년도 안 된 신입사원이었다”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신입 내근직이 사장의 허락도 없이 작업복을 입고 업무시간에 유족을 만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분회는 “금속노조가 삼성전자서비스측의 공개사과와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족에게 개별접촉을 시도한 것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서둘러 문제를 봉합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고 최종범씨가 숨진채 발견되자 유족으로부터 장례 등 모든 대책을 위임받은 상태다.

한편 고인의 유족은 6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씨의 죽음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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