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 조합원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8층에 위치한 태광-티브로드 홀딩스 사무실에서 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정기훈 기자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지부장 이시우)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하면서 원청인 티브로드 홀딩스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티브로드지부 조합원 163명은 원청인 티브로드 홀딩스 경영진 면담과 교섭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 8층에 있는 본사에서 점거농성을 벌였다.

지부가 이날 본사를 점거한 것은 지난 4일 전면파업에 돌입한 뒤 노사교섭이 한 번도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부는 △기본급 150만원 일괄 적용 △상여금 400% 분할 지급 △노동시간단축과 시간외근로수당 지급 △노조활동 보장 △복지기금·사회공헌기금 출연 △원청업체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최근 임금·단체협상이 끝난 동종업체 씨앤앰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안 외에는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임금을 씨앤앰 수준에 맞추더라도 월 120만원 수준에 그쳐 지부 요구와 차이가 크다.

파업이 장기화하는데도 협력업체들이 별다른 안을 제출하지 않은 것은 원청의 티브로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조 관계자는 “협력업체들이 원청의 직접고용 요구안을 철회하고 불법파견 문제를 거론하지 않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협력업체들이 원청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협력업체들은 티브로드의 고객센터 업무를 맡고 있는데, 사장 대부분이 티브로드 출신이다. 사장들도 원청이 책정한 인건비 내에서만 급여를 받는 등 삼성전자서비스처럼 위장도급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노동·시민단체로 구성된 ‘케이블방송 공공성과 비정규직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이상윤 티브로드 홀딩스 대표이사 앞으로 공문을 보내 1일 오전 10시에 장기파업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을 하자고 요청했다.

이날 지부가 본사 점거농성에 나서자 티브로드측은 농성장소인 8층 사무실로 통하는 엘리베이터와 계단 출입구를 통제했다. 농성 조합원들에 대한 식사반입까지 막았다가 지부와 시민단체가 반발하자 식사반입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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