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노조 조합원과 KTX민영화 저지 범대위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1일 광화문 광장에서 KTX민영화를 반대하는 의미로 114배를 하고 있다. 정기훈기자

"국민이 주인 되며 노동자와 노동이 존중받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고 연대할 것을 결의하며 첫 번째 절을 합니다. 1배!"

"경쟁이라는 이름의 민영화를 반대하면서 두 번째 절을 합니다. 2배!"

50배까지 표정에 큰 변화가 없던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70배가 넘어가자 그의 얼굴에 고통의 기운이 스쳤다. 한낮 찜통더위 속에서 절을 올리던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도,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도, 정복을 입은 철도노동자들도 온몸으로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철도노조를 비롯한 노동·정당·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명은 31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 114배'를 진행했다. 한국철도가 개통된 지 114년을 맞은 올해 철도 민영화를 반드시 막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기원의식이다. 114배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역·순천역·영주역·대전역 앞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114배에 앞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수서발 KTX 꼼수 민영화 추진 방식은 민주주의와 철도 공공성을 파괴하고, 재벌 특혜로 귀결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며 "철도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대통령은 철도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전 조직의 힘을 모아 박근혜 정부의 거짓과 기만을 바로잡는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50여분에 걸쳐 진행된 114배 이후 김명환 위원장은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는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6일 중앙위원회를 소집해 철도 민영화 저지투쟁 세부일정을 확정한다. 15일부터는 철도 민영화 찬성 입장인 새누리당 규탄투쟁과 전 조합원 수도권 상경투쟁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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