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노동의 대명사인 IT업계 노동실태가 6월 임시국회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IT업계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알리는 한편 정부에 대책 마련을 주문할 방침이다.

우원식·장하나 민주당 의원과 한국정보통신산업노조는 1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T업계 3대 막장 중 최악으로 꼽히는 농협정보시스템에서 연간 4천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근로가 횡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실태를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농협정보시스템에서 전산업무를 담당했던 양아무개씨가 참석해 자신의 노동실태를 증언했다. 양씨는 "2년 동안 시간외근무를 4천525시간 했고, 정규 근무시간을 더하면 8천시간을 넘는 살인적인 근무를 했다"며 "할당된 시간외근무 수당만 지급하고 이외 수당은 전혀 지급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어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시스템을 농협정보시스템이 운영했지만 노동부의 관리·감독을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양씨는 특히 "신고를 해도 노동부는 증거를 가져오라고 할 뿐이었다"며 "근무 중 생긴 결핵성 폐농양으로 우측 폐의 50%를 절제했지만 회사는 책임을 지기는커녕 해고를 했다"고 하소연했다.

수치로 드러난 IT업계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장하나 의원실과 노조가 이날 공개한 '2013년 IT산업 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IT노동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7.3시간이었다. 연간 2천980시간에 달한다.

그러나 초과근로에 따른 수당은 10% 정도만 받고 있었다. 시간과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받는 경우가 10%였고,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76%였다.

민주당은 IT업계의 장시간 노동 실태를 국회에서 쟁점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원식 의원은 "노동부가 IT업계 근로실태에 대한 근로감독 책임을 방기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 을지키기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 차원에서 IT업계를 주목하겠다"고 말했다.

장하나 의원은 "노동부가 언제까지 기업편에 서 있을 것인지 장관의 입장을 들어보고 싶다"며 "농협정보시스템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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