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위기는 중소제조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9일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국가산업단지 12곳의 중소기업 532곳을 대상으로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27.4%만이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평균 2.89명을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같은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32.7%가 평균 3.73명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것과 비교된다. 채용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들은 적정인원 유지(67.6%)와 경기전망 불확실(19.9%)을 이유로 꼽았다.
외국계기업 채용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잡코리아 좋은일연구소가 국내 거주 외국계기업 60곳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동향을 조사한 결과 32곳이 올해 대졸 신입사원을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채용 예정 인원은 943명으로 지난해 채용인원인 1천230명보다 23.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졸 신입직 채용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16곳(26.7%), 아직 채용규모와 시기를 정하지 못한 곳은 12곳(20.0%)이었다.
특히 인력감축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 5곳 중 2곳 이상에서 직원을 줄인 상태다. 시공능력 100위권 건설사 중 분기별 실적을 공시하는 61곳의 42.6%인 26곳에서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가 시작된 2011년 3분기 말부터 지난해 3분기 말까지 직원을 줄였다.
공장은 외국에 있고 국내에는 영업망만 존재하는 다국적 제약사들도 줄줄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4월 시행된 약가 일괄인하 조치로 수익이 줄어들자 조기퇴직프로그램을 가동하는 업체 역시 늘고 있다. 업계 1위인 화이자는 영업직 65명과 내근직 15명 등 80명을 조기퇴직보상프로그램(ERP)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100명 규모의 ERP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한국얀센(20명)·아스트라제네카(20명)·바이엘(100명) 등이 인력을 줄였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 듯 지난해 12월 외국계 제약사노조들로 구성된 한국민주제약노조가 출범했다. 고용불안이 노조들을 뭉치게 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약가인하의 직격탄을 맞은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영업조직을 줄이고 외주화를 늘리는 방식으로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벌이고 있다”며 “제약업계는 지속경영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