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공항에서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면세점에 대한 민영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관광공사 면세점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민영화에 반대해 온 관광공사 노사와 정치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말 관광공사에 면세점 입찰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관광공사 사업권이 내년 2월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자를 찾겠다는 것이다. 정식 입찰공고는 이달 말께 추진될 예정이다.

그동안 관광공사는 공항에 사업기간을 연장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하고, 노조를 중심으로 민영화 반대투쟁을 벌여 왔다. 관광공사의 면세점 매출은 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90%는 면세점 재벌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이 점유하고 있다.

게다가 관광공사 면세점의 경우 상품의 44%를 재벌면세점이 외면하는 국산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익금 전액도 국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재투자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항공사는 새로운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등 재벌면세점을 중심으로 치열한 인수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공사노조 관계자는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할 것"이라며 "관광공사가 면세점을 운영한다고 해도 공공기관 선진화에 전혀 어긋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벌면세점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과 공사 면세점이 앞장서 온 공적인 역할을 재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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