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천공항 매각 재추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공항급유시설에 이어 공항면세점도 민영화를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한국관광공사노조(위원장 오현재)에 따르면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한국관광공사가 면세점 사업을 포기해 이달 중 인천공항 내 관광공사면세점에 대한 입찰이 예정돼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천공항 면세점이 민영화되면 국산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국산품 판매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민영화 철회를 촉구했다. 면세점 민영화로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면세시장에서 국산품이 홀대받는 것이다. 전체 면세시장에서 국산품 판매비율은 약 9%(국산담배 포함시 약 18%)에 불과하다.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은 약 767평으로 60여개의 국산품 업체가 납품을 하고 있다. 면세점 업계 1·2위인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각각 1천669평과 2천298평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산품이 차지하는 면적은 파악조차 되고 있지 않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으로 3개 회사의 국산품 판매비중을 보면 관광공사가 44%, 롯데가 24%, 신라가 16%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에 국산품을 납품하고 있는 60여개의 업체들 중 대부분은 중소기업들이다. 판매직원으로 근무하는 530여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이 국산품 판매원이어서 이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을 인수할 것으로 보이는 재벌면세점은 국산품 판매장소를 수입 외산품으로, 국산품을 판매하던 여직원들의 자리를 외산품을 판매하는 비정규직으로 채워 나갈 것"이라며 "외산품 판매직원들은 국산품 판매직원들과 연령대나 판매기법이 달라 국산품 직원의 고용이 승계될 가능성은 낮다"고 우려했다.

노조 관계자는 "관광공사 인천공항면세점을 존치시켜 국산품 판매에 활로를 뚫어 주고 국산품 판매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켜 줘야 한다"며 "19대 국회는 재벌면세점들이 장악하고 있는 공항면세점에 국산품을 일정 비율 이상 판매할 수 있게 하는 법 제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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