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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의 '강남스타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화제다. 해석이 분분하지만 '반전'을 통한 풍자와 해학에 모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언론들은 '세련된 옷을 입고 싸구려 같이 춤을 추는'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자본주의 풍자'라거나 '물질만능주의 폭로' 등의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민영화 재벌 특혜 논란에 시달렸던 기획재정부도 국면전환을 위해 '반전'을 꾀했다. 기재부는 최근 관광공사의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2월 면세점을 운영할 새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공고를 내겠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에 입찰자격을 주기 위해 제한경쟁입찰을 추진하고, 5년 이상 관련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중소업자의 참여를 위해 완화할 계획이다. 또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국산브랜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고, 중소기업 전용매장을 운영하도록 하는 조건을 달 예정이다.

겉으로는 ‘중소기업 살리기’를 내세웠다. 그런데 뒤에는 또 다른 반전이 있다. 면세점을 운영한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에 경영권이 주어질 경우 적자경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면세점은 지난 4년간 480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2001년 인천공항에 입점한 중견기업 AK면세점은 부채에 시달리다 롯데면세점에 합병됐다.

면세점의 연간 임대료도 1천억원에 달한다. 게다가 매장 상품도 국산품 중심으로 채워야 한다. 재벌 면세점이 취급하는 수입제품은 수입관세에 특별소비세·부가세 등이 면제된다. 반면 국산 제품은 부가세 정도만 면제돼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 심지어 국산품에 대해 백화점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인천공항 면세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면세 혜택으로 해외 명품브랜드를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이어서 수익을 낼지도 의문이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90%를 차지하는 롯데와 신라 등 재벌의 독식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까닭이다. 면세업계에서는 "기재부가 비록 정권은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재벌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피아로 남기로 결심한 것 같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김은성  kes04@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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