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파일이 변경됐다는 것은 투표 프로그램의 본체가 변경됐다는 말이다. 투표 기간 중 수정작업으로 버그가 발생하거나 혹은 악의적 의도를 가진 사람이 코드 몇 줄을 삽입하는 것만으로도 투표결과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A라는 선거인이 1번 후보를 선택했으나 데이터베이스에는 5번으로 저장되는 식이다. 프로그램 버그, 의도적 조작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

통합진보당 청년비례대표 선출 프로그램인 ‘위대한 진출’에 참여했던 김지윤·이윤호·조성주 후보 선거운동본부가 8일 온라인투표 부정의혹에 대해 공동의견서를 냈다. 이들은 "통합진보당 청년비례국회의원 선출위원회(선출위)는 더 이상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의혹이 모두 해소된 것처럼 주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선출위는 지난 7일 소스코드 조작의혹에 대해 “황당무계한 주장”이라며 김재연 당선자 지지확인과 사퇴반대를 위한 문자서명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청년비례대표의 소스코드 변경 문제는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보고서에서 일반비례대표 선출 온라인투표의 문제점 중 하나로 “청년비례대표 투표 과정에서 동일한 문제제기가 있었는데도 사전에 개선되지 않고 오류를 반복했다”고 명시하면서 불거졌다. 진상조사위는 수차례 소스코드 변경이 “투표함을 여는 행위와 같은 의혹을 불러일으켜 투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청년비례대표 후보들은 이와 관련해 "소스코드 변경만으로도 투표결과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후보들은 “파일을 백업하고 코드 수정내역을 기록하는 것은 기초 중의 기초이지만 3월11일 소스파일 수정작업에서는 이러한 최소한의 조건도 지켜지지 않았다”며 “부실한 관리로 인해 투표결과에 오류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소스코드와 관리자 프로그램 소스파일 30여개가 수정됐고, 이런 수정이 투표 입력단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IT 전문가는 “형상관리 프로그램이 있어야 누가·언제·어떻게 소스코드를 바꿨는지 알 수 있다”며 “로그파일은 일종의 접속기록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기도 어렵고 기록을 지우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형상관리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아 의혹을 밝힐 수 없다는 진상조사위의 주장이 옳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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