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우리나라 조선업이 위태롭다. 금속노조는 조선산업 위기 타개를 위해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금속노조 조선분과위원회(공동의장 홍지욱 노조 부위원장·성만호 대우조선노조 위원장)는 2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조선업종 3대 요구 쟁취를 위한 금속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거제와 통영·창원 등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온 대우조선해양·STX조선해양·신아SB 노동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조선산업 위기 타개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서 장기적 플랜과 응급처방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조선업 1분기 성적표를 보면 우리나라 선박 수주량은 여전히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1분기 동안 전 세계 산박발주량의 50.7%인 193만CGT(부가가치환산톤수)가 우리나라 조선소로 들어왔다. 그러나 세계 1위 타이틀은 속 빈 강정에 불과하다. 선박공급 과잉과 세계 경기 침체, 유럽의 재정위기 등이 지속되면서 선박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58.9%(380만CGT)로 반토막이 났다. 1분기 국내 조선업계 수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어든 123억달러(잠정치)로 집계됐다.

당장 중소조선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미 부도가 난 삼호조선소 등 중소조선소들이 밀집해 있는 통영은 지역경기마저 침체 위기에 빠졌다. 조선업계 노동자들은 "조선산업은 자동차보다 더 많은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성장에도 기여한 바 크다"며 "조선산업이 위기에 빠졌는데도 정부는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속노조는 조선산업 이해 당사자인 노조와 지식경제부·한국조선협회가 참여하는 발전전략위원회를 구성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3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요구안을 정부와 사측에 전달한 상태다. 김정희 지식경제부 자동차조선과장은 "조선업 지원정책은 통상 문제도 걸려 있어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조선협회는 삼성중공업 등 대형조선소와 정부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화국면이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노조는 "우리나라 조선업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숙련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소조선소에 대한 금융지원과 함께 이들의 고용유지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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