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와 완성차업계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하청노동자가 업무상재해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26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에서 지난 24일 오전 9시40분께 T산업 하청노동자 A(32)씨가 이동 중인 지게차에 치였다. 하반신을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날 오후 11시12분께 숨졌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는 지난해 12월 사내하청 노동자가 추락사한 이후 두 달간 무려 4건의 산재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사고로 2월 들어서만 3명이 숨졌는데, 그중 2명이 하청노동자였다. 이달 6일에도 오전8시50분께 사내하청 노동자 B(30)씨가 15톤 무게의 대형 철문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B씨의 사망 이후 보름여 만에 또 다른 하청노동자가 지게차에 치여 죽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달 23일 오전에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프레스1부 생산라인에서 청소노동자 C(62)씨가 프레스기에 가슴과 머리가 눌려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프레스기 작업자가 금형 스크랩(파편) 수거작업을 하던 C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기계를 작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에는 경남 창원의 STX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가 과로에 시달리다 2공장 탈의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하청노동자 산재사망 대부분은 시설이 노후하고 구조조정으로 인력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원청의 생산단가 삭감으로 빚어진 사고"라며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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