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회사가 정리해고를 철회하면서 최악의 노사갈등을 일단락했던 한진중공업에서 노사 간 파열음이 또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지회장 차해도)는 23일 오전 부산시 영도구 한진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 경영진들이 공장 정상화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고액연봉을 챙기고, 고액배당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회는 지주회사 한진중공업홀딩스의 최근 주식 배당을 문제 삼았다. 지회는 "한진중의 적자가 1천억원에 이른 상황에서 지주회사는 이달 2일 열린 이사회에서 1주당 250원의 배당 결정을 했다"며 "65억2천200만원의 배당금 가운데 최대 주주인 조남호 회장을 포함한 대주주 일가가 34억원의 현금 배당금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한진중은 현재 특수선(군용)을 제외하고 수주물량이 없다. 이 때문에 회사는 지난해 12월 생산직 노동자 281명을 6개월 휴업시킨 데 이어 올해 1월 74명, 2월 84명을 잇따라 휴업조치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이 고통분담은커녕 오히려 더 많은 연봉을 챙긴 것이다. 지난해 9월 기준 한진중 분기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조 회장과 아들 조원국 상무, 이재용 사장 등 4명의 상근이사는 1인당 2억2천700만원씩, 총 9억8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 1인당 1억9천900만원보다 3천여만원이나 오른 액수다.

지회는 "조남호 회장은 고액 배당과 고액 연봉으로 수십억원을 챙기면서 지난해 약속했던 희망퇴직자 학자금 지급과 지역사회 투자 약속은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차해도 지회장은 "다음달 1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공장이전, 추가 구조조정 실시 등을 담은 중대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며 "노동자들만 심각한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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