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기업인 흥국생명은 '미래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했고, 최근에는 모회사인 태광그룹의 이호진 회장이 536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까지 드러났습니다. 당시 정리해고가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흥국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흥국해복투)는 지난 2005년 1월 정리해고가 단행된 후 6년9개월 동안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자 원직복직 투쟁대회'를 열고 있다. 이형철(42·사진) 흥국해복투 위원장은 지난 7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리해고를 당한 억울함을 풀 길 없어 정리해고자 대다수가 여전히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벌써 6년이나 지난 일이라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힐 법도 하지만 흥국해복투 회원들의 복직을 향한 노력은 쉼이 없었다. 올해도 흥국해복투의 노력에 관심을 보였던 한 국회의원 덕택에 흥국생명 정리해고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논의될 수 있었다.

흥국생명은 2005년 1월 21명을 정리해고 한 후 같은해 8월 3명을 징계해고했다. 대법원은 2008년 ‘미래경영상의 이유’를 인정해 흥국생명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현재 흥국해복투에는 20여명이 남아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월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비리혐의가 드러나면서 회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이 위원장은 “미래경영상의 이유로 정리해고 당한 것도 억울했는데, 비슷한 시기에 회장이 회삿돈까지 빼돌렸다니 그 심정을 어찌 말로 표현하겠냐”며 “지금은 복직뿐만 아니라 이 회장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투쟁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흥국생명이 당시 주장한 미래 경영상의 위기는 실제 일어나지 않았고, 이 회장의 비리혐의까지 밝혀진 만큼 정리해고의 부당성은 충분히 입증됐다"며 "흥국생명은 지금이라도 법적·도덕적 책임을 다해 정리해고자를 원직복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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