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코로나19 펜데믹 같은 상황에서도 사회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대면 접촉을 중단할 수 없는 노동자들이 있다. 감염 위험 속에서도 보건의료·보육·돌봄노동은 멈추지 않았고,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교통과 통신, 치안과 안전, 물류운송 노동도 쉬지 않았다. 필수노동자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들을 ‘에센셜 워커(Essential-Worker)’나 ‘키 워커(Key-Worker)’로 부르며 특별한 보호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쟁의행위를 못하도록 막는 ‘필수유지업무’는 있지만 ‘필수노동자’ 개념은 낯설다. 그림자 취급을 받는 필수노동자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지만 그만한 대우는 받지 못하고 있다. 사회안전망 밖에서 저임금·장시간노동에 시달린다.

28일 오전 열린 1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겸 4차 한국판 뉴딜 관계장관회의에서 “필수노동자를 위한 지원 정책을 검토하겠다”는 말이 나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사회기능 유지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보건의료·돌봄 종사자·택배기사·환경미화원 등 필수노동자의 노고를 잊지 않고 있다”며 “필수노동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하도록 산재위험으로부터 보호, 노동환경 개선, 사회안전망 보강과 함께 직종별 맞춤형 정책지원에 중점을 둔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처음 제기돼 지난주부터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을 모아 보고 구멍이 난 곳을 찾아 보완하고, 단기와 중장기대책으로 나눠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제 준비단계여서 바로 대책이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벌써 시행에 들어간 곳도 있다. 서울 성동구는 지난 10일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었다. 관내 근무하는 필수노동자 근로실태를 조사한 뒤 위험수당을 지급하고 심리치료와 건강관리 지원, 안전장비 보조 등을 추진한다.

외국에서는 필수노동자 지원을 위한 입법이 추진 중이다. 캐나다는 최대 16주간 140만원을 직접 지원하고 미국은 건강보험료 등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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