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2.5 목 08:00
상단여백
HOME 노동이슈 비정규노동
하청노동자들이 원청 상대로 단체행동 나서는 까닭"고용·처우·산업안전 결정하는 원청에 사용자 책임 물어야"
생사여탈권을 가진 진짜 사장과 대화·교섭하자는 노동자의 호소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가리지 않고 분출하고 있다.

5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자회사 노조들은 지난 9월 직접고용과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잇따라 파업했다. 코레일 노사 및 전문가 중앙협의기구(노·사·전문가 협의회)는 지난해 자회사 승무원을 직접고용하고, 정규직과 유사한 일을 하는 자회사 노동자의 임금을 정규직 대비 80% 수준에 맞추라고 권고했다. 코레일은 모두 이행하지 않고 있다.

열차 승무원으로 구성된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지난 8월11일부터 6일간, 여객매표·고객상담 업무를 하는 코레일네트웍스지부는 같은달 28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했다. 원청 코레일에 직접고용과 처우개선을 요구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정규직 전환을 완료하기도 전에 자회사 KAC공항서비스 쪼개기를 추진했다. 공항공사 용역회사에서 KAC공항서비스로 고용된 노동자들은 "다시 용역 시절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자회사 쪼개기는 노동자의 노동조건 변동과 직결된 사안이지만 당사자들은 원청을 상대로 대화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부문 상황도 심각하다. 케이블업체 CJ헬로의 외주협력업체에서는 불법도급 등 논란이 불거져 노사갈등이 심각하다. 희망연대노조 CJ헬로고객센터지부는 올해 임금교섭에서 건당 수수료 중심의 임금체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협력업체들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수수료율을 사실상 결정하는 원청을 상대로 직접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발전사 하청업체의 총자산 중 업무수행에 필요한 설비·토지·건물 같은 유형자산 비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설비투자가 필요 없는 인력공급업체에서나 볼 수 있는 자산구조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는 "하청회사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현장 안전시설을 확충하라고 노동자가 요구해도 헛구호에 그치고 만다"며 "하청노동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아 현장은 계속 위험해지고, 결국 김용균 동지가 숨지고 만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형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원청은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을 결정하고 목숨까지 좌지우지하고 있지만 사용자로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하청노동자와 원청이 교섭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정남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