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우람 기자
금융노조(위원장 허권)가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금융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올해 핵심사업으로 추진한다.

노조는 22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사업계획을 심의·의결했다.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핵심적인 방안은 주 4일제다. 노조는 지난해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의 산별중앙교섭에서 "주 40시간 이하, 주5일 이하 근무제도 도입"을 요구한 바 있다. 금융권 노동시간이 다른 산업보다 과도하게 길다는 판단에서다. 노조가 2017년 7월 국내 14개 은행에서 일하는 조합원 3만4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은행원 연간 노동시간은 2천350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2016년 한국 평균 노동시간(2천69시간)보다 300시간가량 많다.

당시 사용자측은 주 4일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사는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과도기적인 방안으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1일 1시간 중식보장을 위한 피시오프제 △장시간 노동방지를 위한 출퇴근 시간기록 시스템 설치에 합의했다.

노조는 올해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기존 합의가 현장에서 지켜지는지를 점검하고, 주 4일제 연구용역과 여론 확산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과당경쟁을 근절해 노동강도를 줄이는 것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노조는 노사 합의에 맞게 핵심성과지표(KPI)를 개선하고, 과당경쟁 상시 점검반을 운영한다.

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지난해 "평가항목을 단순화하고, 절대평가 방식의 지표를 확대하며, 고객만족도를 제외하는 것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KPI를 개선한다"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올해 △금융디지털화에 대비한 고용안정방안 마련 △비정규·저임금직군 처우개선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허권 위원장은 “금융권은 그동안 특례업종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무한정 노동이 가능했던 대표적인 산업이었다”며 “지난해 산별교섭으로 달성한 주 52시간 상한제의 선도적 도입 같은 노동시간단축 방안을 올해 실질적으로 운영해 금융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에서 벗어나는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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