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지회장 신상기)는 지난 7일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하루 8시간 파업을 했다. 지회와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부터 9개월째 임금·단체교섭을 하고 있다. 지회는 기본급 4.11%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회사 사정을 감안해 수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반납했는데, 이제는 경영상황이 나아졌으니 임금을 올리라는 것이다.

2016년 1조5천308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던 회사는 지난해 7천33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6년 만에 흑자로 들아선 것이다. 올해 실적은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까지 대우조선해양이 거둔 영업이익은 7천5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회사는 기본급 10% 반납을 요구해 노동자들의 반발을 샀다. 지금은 한발 물러서 임금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지회는 회사에 이달 14일까지 전향적인 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경영간섭 중단, 노사 자율교섭 보장 결의대회’를 열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이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경영간섭 교섭훼방, 산업은행 규탄한다”고 외쳤다.

신상기 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노동자가 고통분담을 핑계로 피가 빨릴 때 산업은행은 천문학적 단위의 성과급을 받고 자신들의 배를 채웠다”며 “회사가 흑자를 내자 이제 와서 노사 자율교섭을 방해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명주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조선산업이 어려울 때 대우조선해양 노동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회사를 흑자로 일으켜 세웠다”며 “세계 각국이 친환경 선박규제를 도입하면서 조선산업이 점점 나아지는 지금, 어려운 시기 작업장 지키며 일한 노동자들이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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