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
“서울에 있는 KT 아현지사에서 불이 났다고 하는데, 거기서 실제 복구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전부 우리 같은 상용직 하청노동자들입니다. 케이블 개통작업에서 수리까지 하는데도 KT는 우리를 나 몰라라 합니다. 빨리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신재탁 공공운수노조 KT상용직지부 대구경북지회장 말이다. 대구경북지역 KT 하청업체 13곳에 소속돼 통신케이블을 설치·수리하는 노동자 140여명이 체불임금 지급과 산업안전보건법 준수를 요구하며 29일 현재 39일째 파업을 하고 있다.

노조 대구경북지역본부는 이날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 아현통신국사 화재에서 밝혀졌듯이 통신케이블 노동자들은 KT와 통신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가장 중요한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며 “하청노동자라는 이유로 온갖 위험에 제대로 된 안전조치 없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과거 대구에서도 지하통신구 화재로 전화회선이 마비된 적이 있다”며 “만일 통신구 화재가 발생한다면 복구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현재 파업 중인 지회 조합원들”이라고 말했다. 1994년 11월 대구 대명동 남대구전신전화국 앞 지하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대구시 10개 동 전화회선과 일부 은행 전용회선이 마비됐다.

KT는 전국 144개 하청업체에 케이블설치 업무를 위탁한 상태다. 하청업체들은 케이블 노동자들을 일용직 형태로 고용해 임금을 일당으로 준다. 지회는 체불임금 해소와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달 22일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지난 20일 사측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노동부에 고발한 데 이어 이날 체불임금을 진정했다. 받지 못한 3년치 주휴수당만 해도 조합원 1인당 평균 1천만원 수준이다. 대구경북본부는 “원청인 KT가 책임 있는 자세로 면담에 나서라”며 “하청업체들이 교섭에 성실히 임하도록 원청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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