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자회사 전환 이후 노동실태와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개선방안’ 토론회       <정기훈 기자>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에서 자회사 홈앤서비스로 전환된 지 1년 만에 노동자들이 파업을 선언하면서 인터넷·IPTV 설치·수리기사 임금체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자들은 자회사 전환 뒤 고용은 안정됐지만 처우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정희태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2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SK브로드밴드 비정규직 자회사 전환 이후 노동실태와 노동시간단축에 따른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현재 실적급 위주의 급여체계를 고정급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는 희망연대노조와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주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홈앤서비스 임금체계는 통상급(기본급 158만원과 식대 13만원)과 변동급(실적급·시간외수당·촉진수당)으로 이뤄져 있다. 정 교수는 “실적급 중심 임금체계는 기사들이 특수고용 노동자였을 때 적용한 것”이라며 “자회사로 전환된 뒤에는 정규직에 걸맞은 임금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송통신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신규가입자가 더 이상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개통건 감소로 실적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본급 중심의 월급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정급과 변동급 수당이 8대 2 정도면 알맞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적급 위주 급여체계가 장시간 근무를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초과근무와 실적급은 상호 강화관계를 맺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지금처럼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기본급이 지급되는 상황에서는 초과노동과 실적을 통해서만 생활비를 충족할 수밖에 없다”며 “실적과 장시간 노동 의존 관행에서 벗어나 신뢰와 숙련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희태 교수는 “다음달부터 시행될 주 52시간 노동체계를 위해서도 기존 고객중심 무한경쟁 서비스체제인 24시간 365일 서비스 체제를 마감하고 노동자-고객 균형적 서비스 공급체계로 변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서비스산업 과당경쟁 방지법을 마련하고 업계 내 서비스 제공시간 협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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