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리면 물가가 덩달아 오를 것이라던 주장이 기우로 드러났다. 전년 대비 16.4% 오른 최저임금(7천530원)이 적용됐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과 비교해 1.0% 상승했다. 2016년 8월(0.5%)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에는 1.3% 아래로 떨어진 달이 없었다.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정도의 낮은 물가상승률은 채소류와 축산물 가격이 안정화한 데 기인했다.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6% 하락하며 2016년 7월(-0.3%) 이후 18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전기·수도·가스는 같은 기간 1.5% 하락하며 전체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쳤다.

외부·환경 요인에 따라 널뛰기를 하는 농산물·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1%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12월(1.5%)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다.

외식물가는 2.8%로 다소 상승했다. 지난해 1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2.2%, 지난해 12월은 2.7%였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과거 최저임금 인상 이후 사례나 연초 가격조정 경향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향후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설 명절과 평창 동계올림픽, 최저임금 인상을 계기로 한 인플레이션 심리 확산 가능성에는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앙·지방정부 합동 물가대책종합상황실을 통해 설 명절과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물가를 관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물가안정목표를 2% 이내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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