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트커버를 생산하는 성진씨에스는 그동안 무상으로 제공하던 점심 밥값을 받는다. 공휴일 쉬는 것으로 연차휴가를 깐다. 모두 새해 들어 일어난 일이다. 근로조건 후퇴에 반발한 노동자 50여명이 노조를 결성해 금속노조에 가입했다.

직원들의 노조 결성 소식을 접한 회사는 “모든 복지를 원상 복구하겠다”고 밝히더니 별안간 3개월 뒤 폐업한다고 통보했다. 금속노조는 “회사가 임금도 올려 주기 싫고, 노조도 싫어 폐업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31일 오후 경기도 안산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을 온전히 보장받기 위한 총력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안산역광장은 인근 반월공단 노동자들이 오가는 장소다. 반월공단에서는 무노조 사업장을 중심으로 식대를 기본급에 포함시켜 최저임금 인상효과를 무력화하는 사례가 잦다.

노조는 조합원들이 있는 사업장 사용자의 최저임금 회피 꼼수도 소개했다. 라벨·견출지 등 사무용품을 만드는 레이테크는 지난해 말 노조 조합원 21명이 일하는 포장부 외주화 방침을 공표했다. 노조는 “2018년 최저임금이 결정되자 회사 대표는 최저임금 다 줘 가며 기업을 경영할 수 없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해 왔고, 결국 포장부 노동자를 영업부로 배치전환하고 외주화하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선업종에도 비슷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는 100여개의 사내하청업체가 있는데 이 중 대다수가 지난해 11월~12월 사이 정기상여금 400%를 기본급으로 전환해 지급하는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나섰다.

이규선 노조 경기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올해 최저임금을 지키고 2019년 적용 최저임금을 확실히 인상시키는 데 금속노조가 앞장서겠다”며 “올 한 해 노조가 없는 노동자들이 임금과 권리를 지킬 수 있게 17만 조합원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무노조 사업장 노동자에게도 최저임금 법률상담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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