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서 발굴한 김소란(가명)의 심문카드. 서울시

1926년 경상북도 군위군에서 태어난 김소란(가명)은 15살이 되던 해인 41년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 “병원에서 붕대 같은 거 씻어 주면 한 달에 얼마큼 돈을 받는다”는 말에 속아 일본인들을 따라 부산을 거쳐 필리핀의 한 시골로 갔다. 곧 일본군이 들이닥쳤다. 일본군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 열흘에 한 번꼴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했다. 그러다 미군 폭격으로 산을 넘어 도망치다가 미군에 의해 발견돼 포로수용소로 가게 됐다. 귀국해서 결혼했지만 남편은 그 사실을 알게 된 뒤 매일같이 구박했다.<사진 참조>

서울시가 서울대 인권센터와 함께 위안부 피해자 10명의 증언과 미국·태국 현지조사에서 발굴한 자료까지 망라해 교차분석한 사례집 <문서와 사진, 증언으로 보는 ‘위안부’ 이야기>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피해자 증언과 근거자료를 접목해 입체적으로 분석한 사례집 발간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가 올해 3월 공모를 통해 선정·지원한 서울대 인권센터 일본군 위안부 아카이브팀이 7~8월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과 태국 현지를 방문해 조사를 했다. 아카이브팀은 미·중 연합군 공문서와 포로심문보고서, 스틸사진, 지도 등 가치 있는 자료들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위안부 연구에서는 일본 정부나 일본군 공문서를 활용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높았다”며 “이번에 발견한 미국과 연합국의 생산자료는 위안부 실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역사 사료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사례집을 국공립도서관을 중심으로 배포해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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