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급기사를 불법적으로 사용한다는 지적을 받은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가 수당(포인트)을 삭감해 노사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지부장 이해조)는 "협력업체가 일방적으로 센터를 운영하면 파업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SK브로드밴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력업체 노사관계가 극단으로 치닫는 만큼 진짜 사장인 SK브로드밴드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2002년 이전 건축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 설치·수리업무를 하는 센터 기사들의 12월 급여가 50만원가량 줄어들었다. 올해 10월 SK브로드밴드 전국센터협의회는 2002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의 설치·수리업무 수수료를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협의회에는 협력업체 49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는 케이블 설치작업이 까다롭다. 설치기사들의 설명에 따르면 신축아파트에 인터넷 설치를 하는 데 30분이 걸린다면 오래된 아파트에서는 1시간 안팎이 걸린다. SK브로드밴드가 건당 2만원가량의 수수료를 협력업체에 지급한 이유다. 그런데 최근 원청이 해당 수수료를 삭감하면서 협력업체들이 기사들의 수당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다.

유류비를 비롯한 차량유지비를 둘러싼 갈등도 있다. 센터 기사들은 월 35만원가량의 차량유지비를 받았다. 임금을 보전하는 역할을 했는데, 협의회가 지급방식을 현금에서 법인카드로 바꿔 버렸다. 협의회와 지부는 지난 23일 만났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해조 지부장은 “협의회가 문제를 풀지 않고 센터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긋는다”며 “원청이 협력업체 노사갈등을 모르쇠로 일관하면 내년 초에 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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