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핵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모순이 격화돼 폭발 직전에 이른 지금, 한 번 더 이 문제를 살펴보는 것도 불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상황 전개

2016년 접어들면서 한반도에 핵전쟁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연초인 1월6일 4차 핵실험으로 수소탄 실험을 한 데 이어 라오스에서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던 9월9일 국가 창건일에 5차 수소탄 핵실험을 실시했다. 폭발력은 4차 때보다 두 배 증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이 실험으로 핵탄두를 탄도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금년 들어 여러 차례 핵무기 운반수단인 각종 미사일을 실험했다. 2월7일 대륙간탄도탄(ICBM)에 이용될 수 있는 인공위성 광명성 4호를 발사했다. 3월18일과 8월3일 사거리 1천킬로미터 가량의 노동미사일을 발사했고, 9월5일에는 노동 계열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동시에 3발 발사했다. 4월23일과 8월24일에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했고, 3월10일과 7월19일에는 스커드 계열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4월15일과 6월22일에는 무수단 계열의 중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3월에는 사거리가 200킬로미터에 달하는 대구경(300밀리미터) 방사포를 내륙을 향해 실험 발사했다.

3월24일에는 또 원산 일대에서 남한의 청와대와 주요한 정부기관들을 타격하는 대대적인 포격훈련을 했다. 4월5일에는 청와대와 정부종합청사, 용산 주한미군기지, 국가정보원 등 서울의 주요 기관을 장사정포로 공격하는 가상의 장면을 담은 컴퓨터그래픽(CG) 영상을 내보냈다.

북한은 이와 함께 미국에 대해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면 보복전을 전개해 한국 내 미군기지는 물론 미 본토까지 “정의의 핵 불벼락”을 가하고 “묵사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박근혜 정권이 개성공단 폐쇄와 유엔 대북제재 등 대북 적대정책을 밀어붙이자 여러 차례 “청와대 마귀” 등 욕설을 퍼부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지도부 참수작전과 핵·미사일 시설 정밀타격을 포함한 작전계획 5015에 서명하고, 8월 휴전선 지뢰폭발 사건을 계기로 이를 다듬은 후 올해 3월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서 작전계획 5015를 토대로 병력을 움직이며 예행연습을 했다. 그에 앞선 2월17일에는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 4대를 한국으로 출격시켰고 그중 2대는 오산기지에 배치했다. 그 전투기의 공격 목표는 김정은으로 공언됐다. 이 스텔스 전투기는 그동안 은밀하게 평양 상공까지 들어갔다 나왔다고 한다. 7월8일에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8월 실시된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UFG)에서는 작전계획 5015를 전면적으로 적용해 북침 핵전쟁 도상연습을 했다. 두 훈련에는 해안에서 상륙한 후 서진 또는 북진해 개성이나 평양을 점령하는 내륙진격작전도 포함됐다.

8월에는 B2·B52·B1 전략폭격기를 동시에 괌에 배치해 남중국해와 동북아시아를 비행하며 무력시위를 했다. 오바마는 최근 ‘핵 선제불사용’ 구상을 철회하고 있고, 라오스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한반도에 대한 핵우산 제공에 더해 ‘확장 억제’전략을 공약했다.

미국 오바마는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 아래 일본 아베와 군사동맹관계를 공고히 했고, 일본 수상 아베는 헌법해석 변경에서 나아가 헌법 개정으로 종래의 전수방어를 버리고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해 침략전쟁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요구를 무시하고 한국 동의 없이 미국과 함께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태세를 굳히고 있다. 한·미·일은 2014년 12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을 체결했고, 이에 따라 금년 6월 이지스함 각 한 척씩 참여한 가운데 하와이 인근에서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합동 미사일 경보훈련을 했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 공식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정권은 2월10일 북한 핵실험과 위성용 로켓 발사를 이유로 개성공단을 전면 폐쇄했다. 지난해 8월 한 장성이 “김정은 참수작전”을 입에 올렸고, 올해 5월24일에는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에 스텔스 전투기 등 공군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작전계획을 공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또 금년 들어 여러 차례 직접 북한 체제 동요와 붕괴를 언급했다. 이런 발언은 4·13 총선 직전 해외식당 여성 종업원들의 기획 집단탈북 사건과 8월 영국 주재 북한 공사 탈북 이후 더욱 빈번해졌다. 반면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담에서는 아베와 “북 도발에 한미일 3국이 강력한 공조체제를 통해 대응”하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군 위안부 문제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덮기로 한 지난해 연말 합의를 아베와 함께 자축했다.

실천적 함의

지금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이 대립은 누구와 누구의 어떠한 내용과 형태의 대립인가. 미 제국주의를 중심으로 일본 제국주의가 하위 파트너가 되고 남한 지배계급이 종속적 파트너로 뭉친 거대 블록이 북한과 대립하고 있다. 이 대립의 내용 또는 성격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제국주의와 반(反)제국주의 민족해방의 대립이다. 그 대립의 형태는 전쟁과 핵무기 사용이다. 클라우제비츠 말처럼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seung7427@daum.net)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