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경찰과 특전사 출신 신입사원을 무더기로 채용한 뒤 이들을 복수노조 설립에 활용해 '노조파괴 용병' 논란을 빚었던 자동차 부품업체 갑을오토텍에서 노사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 갑을오토텍지회는 10일 "회사의 노조파괴 시도에 맞서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전 조합원 철야농성을 공장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회에 따르면 갑을오토텍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 보충교섭과 올해 임금·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사는 용병 채용을 통한 노조파괴 시도 사태가 일단락된 지난해 6월 말부터 최근까지 56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지회는 지난해와 올해 기본급을 올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회는 올해 교섭에서 노조파괴 사태 사과를 핵심 요구로 내걸고 있다.

교섭이 길어지는 사이 회사의 수상쩍은 행동이 이어졌다. 박종국 지회 부지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적정 관리자수를 초과해 신규 관리직원들을 채용하더니 언제부터 이들이 관리직 업무가 아닌 생산업무에 투입되기 시작했다"며 "지회의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한 대체인력 투입을 목적으로 신규채용이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회가 교섭정상화를 요구하며 철야농성을 벌이자 신규채용된 관리직 직원들이 간부들과 함께 현장에 진입하려다 지회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지회는 "전직 경찰·특전사를 투입해 지회 조합원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배후자들인 경영진이 반성 없이 또다시 노조파괴를 시도하고 있다"며 "회사는 지난해 노조파괴 사태를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갑을오토텍은 "높은 임금수준과 회사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고려했을 때 노조의 임금인상 주장은 무리한 요구"라며 "회사의 경영정상화 노력에 노조도 동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노조파괴 용병 사태와 관련해 박효상 전 갑을오토텍 대표이사에게 부당노동행위 등의 혐의로 징역 8월을 구형했다. 오는 15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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