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각 방송사에서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정기훈 기자>
20대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승리하고,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지역에서도 선전하면서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섰다. 20대 국회는 16년 만에 여소야대로 출범하게 됐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3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총 의석수 123석을 얻어 새누리당(122석)을 제치고 제1당 자리를 차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53곳의 지역구 선거 중 110곳에서 승리했고, 정당득표율 25.5%를 넘어서면서 13명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배출했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참패와 전통적인 표밭인 영남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의석수가 122석에 그쳤다. 지역구 105석, 비례대표 17석이다. 새누리당은 수도권 122석 중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5석에 머물렀고 영남권에서도 총 65곳 가운데 무려 17곳에서 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자리를 내줬다.
총선을 앞두고 창당한 국민의당도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을 기록했다. 호남 ‘싹쓸이’와 정당 투표에서 거둬들인 높은 지지율이 발판이 됐다. 광주광역시에서 8개 지역구를 모두 휩쓴 것을 비롯해 호남권에서만 23개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수도권에서는 2석을 얻는 데 그쳐 지역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다만 정당득표율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점은 호재다. 이로써 국민의당은 당초 목표였던 교섭단체 구성 요건(20석)을 훨씬 넘어서는 38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의당은 6석을 획득했다. 19대보다 의석이 1석 늘었다. 심상정 상임공동대표와 노회찬 전 공동대표가 각각 지역구 출마로 승리를 거뒀고, 비례대표로 모두 4명이 원내로 진출하게 됐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후보단일화에 실패했는데도 숙적 손범규 새누리당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눌렀다. 노회찬 전 대표는 권영길 전 대표의 창원 성산 지역구를 탈환해 영남권 진보벨트의 초석을 마련했다. 진보단일후보로 무소속 출마한 김종훈(울산 동구)·윤종오(울산 북구) 후보도 당선했다.
총선 결과가 여당의 참패로 결론나면서 박근혜 정부는 레임덕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 정부·여당이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노동 관련 5대 법안을 비롯한 규제완화 법안은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과 야권 성향 무소속 의석수를 더하면 170석을 넘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기간제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 허용업무 확대를 담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정에 반대했다. 국민의당 역시 이에 동조했다.
내년 치러지는 대선 구도도 변형이 불가피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수도권 승리와 호남 패배라는 애매한 성적표를 거뒀고,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호남 압승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당선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강력한 대선 주자로 떠오르게 될 전망이다.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친 박근혜계와의 공천 갈등으로 여권의 패배를 자초했다는 부담을 앉게 됐다. 유력한 대권 주자로 거론되던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서울 종로)와 같은당 김문수 후보(대구 수성)는 각각 총선에서 패해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게 됐다.
한편 이번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58.0%를 기록했다. 지난 19대 총선 투표율은 54.2%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