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자 복직 협상이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는 19일 노동계가 대규모 결의대회를 예고하고 나서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쌍용자동차 범국민대책위원회가 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이날로 8일째 단식을 벌이고 있는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쌍용차와 기업별노조인 쌍용차노조, 지부는 올해 1월부터 4가지 의제를 놓고 협상을 벌여 왔다. 의제는 △해고자 복직 △희생자 유가족 지원 대책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회사 정상화 방안이다. 지부에 따르면 대표교섭 5차례, 실무교섭 22차례를 포함해 진행된 교섭에서는 유가족 지원 대책을 제외한 나머지 의제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조희주 쌍용차 범대위 공동대표는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티볼리 출시 때 한국에 다녀가면서 김득중 지부장을 만나 티볼리가 잘 팔리면 적극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다”며 “사측이 티볼리 판매를 위해 해고자를 이용하고 기만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김득중 지부장은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7년간 파탄 난 조합원들의 삶을 버릴 수 없었다”며 “회사가 정말 어렵다면 단계적·순차적 복직을 수용할 수 있다고 얘기했지만 복직 기한을 명시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쌍용차가 해고자 문제를 사회적으로 풀겠다고 앵무새처럼 이야기하면서도 협상 자리에만 앉으면 법적 리스크가 어떻고, 가동률이 어떻고 하며 형식적 논리로 일관하고 있다”며 “문제를 풀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범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9일 경기도 평택공장에서 범국민대회를 열어 쌍용차에 대한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쌍용차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염원하며 지난 8개월간의 교섭을 주시했다"며 "염원을 짓밟고 파국으로 몰아가는 쌍용차 자본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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