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15일 국회 정문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문제와 관련해 2·17 노사정 합의를 "노사합의일뿐"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12년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입회하에 하나금융지주와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가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는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었다. 합의서의 성격을 놓고 야당 의원들과 신 위원장이 공방을 벌였다.
이밖에 이날 열린 국감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가 오락가락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2·17합의 노사정 합의 성격 논란
신 위원장은 특히 "2·17 합의안은 노사정 합의라기 보다는 노사합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추궁을 받기도 했다. 합의서 작성 당시 김석동 위원장은 입회자로 서명을 했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구속력 있는 합의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신 위원장은 "양 당사자들이 합의하면 조기통합도 가능하다"며 "현 단계에서는 경영진은 통합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고 노조는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경영진과 노조가 머리를 맞대고 외환은행의 앞길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은 약속과 신뢰의 산업인데, 합의서가 지켜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이날 외환은행이 직원들에게 댓글 작성을 지시한 정황들을 공개하며 "은행이 설득이 아닌 댓글로 외환은행 직원들의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 "오락가락 금융위, 제식구 감싸기" 비판
여야 의원들은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간의 갈등을 빚었던 이른바 KB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 책임론을 쏟아냈다.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사태 제재 과정에서 드러난 난맥상에 대해 세간에서는 금융위를 '널뛰기 금융위', '오락가락 금융위'라고 비판한다"며 "총괄적인 책임이 있는 금융위가 분명한 의견을 피력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병석 의원은 관치금융과 낙하산 문제를 비판했다. 박 의원은 "KB사태는 이사회의 무책임과 금융당국의 일관성 없는 제재,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가진 낙하산들의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단 1%의 주식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은행을 전리품으로 생각하고 낙하산들을 꽂았던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구성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금융감독원 제재심 위원 9명 중 검사와 변호사 4명을 제외하면 5명은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연구원 출신인데, 징계 당사자들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상황에서 객관적이고 공적한 심의결과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임영록 전 회장은 재경부 출신이고, 이건호 전 행장은 금융연구원 출신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제재심은 일종의 자문기구고 일련의 제재 과정에서 유일한 권한은 금융위가 갖고 있다"며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소신 있게 결정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신 위원장은 또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KB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동의하지 않는다.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락가락하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2·17 합의는 노사합의일 뿐"
"당사자 간 합의하면 조기통합 가능" 발언도 … 정무위, KB 오락가락 징계 비판
- 기자명 배혜정
- 입력 2014.10.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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