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촛불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세월호 실종자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정기훈 기자
“은화야! 민지야! 영인아….” 지난 24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 아직 돌아오지 않은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10명의 이름이 울려 퍼졌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39일째 되는 날이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과 3만여명의 시민들은 이날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한 2차 범국민 촛불행동에 참여했다. 너나없이 실종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촉구했다. 이달 17일 1차 범국민행동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촛불집회였다. 국민대책회의에는 620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피해자 가족들은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생존자 가족대표인 장동근씨는 "살아 돌아온 75명의 아이들은 지금도 샤워를 하다가 유리창의 물기를 닦아 달라고 하고, 물속에서 제 발목을 잡은 친구를 허둥대다 놓친 것을 생각한다"며 "살아 있는 아이들의 고통과 먼저 간 아이들의 한을 풀어 주는 것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여러분의 관심뿐"이라고 외쳤다.

국민대책회의는 피해자 가족들이 진행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1천만인 서명운동을 함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1차로 31일까지 100만명의 서명을 받는다.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유가족과 국민의 참여가 보장되는 독립적 진상조사기구를 구성하고 특별법을 제정해 끝까지 유가족과 함께 진상을 규명하자”고 강조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지금까지 전국에서 모인 50만명의 서명을 피해자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은 유경근씨는 "우리의 부탁에 응해 준 국민께 감사를 드린다"며 "세월호처럼 침몰하는 이 나라를 소생시키고자 우리가 이 자리에 있으니 끝까지 우리를 잊지 말고 함께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등학생 양지혜(18)양은 단원고 희생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살아 있는 우리들도 가만히 죽어 가지 않기 위해 울음을 멈추고 사회시스템이 바뀔 수 있도록 함께 분노하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서울광장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뒤 서울시 시민합동분향소를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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