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화학물질사고가 은폐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화섬연맹이 고용노동부 제조산재예방과의 ‘전국 주요 산업단지별 화재폭발누출 사고현황자료’와 산재예방정책과의 ‘최근 10년간 유해화학물질로 인한 사망재해 자료’, 안전보건공단의 ‘2010년도 산업재해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현재순 화섬연맹 노동안전실장(노동환경건강연구소·일과건강 연구원)은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2세미나실에서 열린 '주요산단 화재·폭발·누출사고 은폐현황 설명회'에서 "화학물질 사고가 지난해부터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간 은폐돼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설명회는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과 화섬연맹이
공동주최하고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일과건강이 주관했다.

현 실장이 ‘최근 10년간 전국주요산단 중대산업사고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88건의 사고 중 주요 4개 산단인 여수·울산·온산·서산대죽산단에서 60%에 해당되는 53건이 발생했다. 특히 공정안전관리(PSM) 적용사업장의 유해·위험설비에서 발생한 사고로 노동자 또는 인근 지역에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사고인 '중대산업사고'가 가장 중점 관리돼야 할 주요 대규모 산단에서 절반 이상 발생했다. 그만큼 대형 중대재해 발생 가능성이 심각한 수준에 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전보건공단과 노동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PSM 사업장의 경우 2010년 화재폭발누출사고로 사망 6명, 부상 7명 등 전체 13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전체사업장의 경우는 사망 105명, 부상 1천133명 등 전체 1천238명으로 조사됐다. 전체사업장 피해자수 1천238명은 PSM 사업장 피해자수 13명에 비해 100배 남짓한 수치에 불과하다. 이는 PSM 사업장의 1천배 이상인 전체 사업장수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다. 현 실장은 “공상처리가 만연해 있다는 현장실태를 수치로서 보여주는 자료”라며 “대부분의 사업장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신고하지 않고 은폐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제대로 된 사고현황집계와 분석이 나올 수 없다면 올바른 사고예방정책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산재은폐 현실을 드러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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