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 생전의 소원을 못 들어드리고 결국 불효를 저지릅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작년에 전태일 평전 읽기 운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렇게 좋아하셨는데.”(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3일 오전 이 여사가 운명하기 한 시간 전,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함께 이 여사가 입원 중인 서울 한일병원 중환자실을 찾아 왔다.
당초 두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에 이 여사를 함께 문병할 예정이었다. “양대 노총이 공동투쟁한다는 것을 보여 드리기 위해서”서 였다. 이 여사의 건강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는 소식을 들은 두 위원장들은 급하게 병원을 찾았다.
고 이소선 여사는 평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하나가 되는 것이 소원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양대 노총이 하나가 돼야 해요. 왜 쪼개지느냐고. 내가 죽기 전 양대 노총이 같이하는 날이 올까요?” (지난해 10월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 중)
전태일이나 다름없는 형제들이 갈라진 것을 그렇게 가슴 아파했던 고인의 한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을까. 양 노총의 위원장들은 어머니 앞에서 약속을 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노동자가 하나 되고, 양대 노총이 통합해야 한다는 살아생전 소원을 들어드리지 못하고 불효를 저질러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양대 노총 잘 지내고 하나가 된다고 약속 드릴게요. 하늘나라에서 노동자들이 하나가 되도록 지켜보고 도와주세요.”
김영훈 위원장은 “양대 노총이 함께 엠비정권에 맞서야 한다는 어머니의 유지를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모든 노동자들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슬퍼할 겁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 꼭 만들어서 영전에 바칠게요.”
한 시간 여 뒤, 편안한 표정으로 누워있던 이소선 여사 얼굴에서 인공호흡기가 제거됐다.
양대 노총 위원장이 도찰할 때까지 이소선 여사의 몸에서 인공호흡기 떼기를 거부했던 유족들은 두 위원장에게 거듭 “고맙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씨는 “어머니께서 두 분이 손잡고 함께 오시기를 (쓰러지시고 난 뒤) 40일 동안 기다리셨다”고 말했다.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씨는 “어머니께서 행복해하실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