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명으로 추산하는 보험설계사는 보험산업의 꽃으로 불린다. 그렇지만 실상은 착취에 가까운 수수료 계약과 해고에 속수무책인 특수고용직 신분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영업 위기, 이로 인해 더욱 가속화하는 보험산업 디지털 전환은 보험설계사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한다. 가 부당해촉을 겪은 보험설계사 사례를 소개하고 보험산업의 미래를 살펴봤다.글 싣는 순서① 1년, 그가 투사가 되는 시간② 영업으로 배불린 보험사, 보험설계사를 버렸다김아무개(60·사진)씨의 표정은 복잡했다. 23년간 영업한 경험을 이야기할 때 그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내년 1월 시행된다. 기업은 재해를 막기 위해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는 등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해야 한다. 사업주가 의무를 다하지 못해 재해가 발생하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현장 변화는 벌써 감지된다. 기업은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1호 사업장이 되지 않으려 안전·보건관리 인력 채용이 분주하다. 하지만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담지 못한다면 재해예방은커녕 사업주의 형량 감경·처벌 면피용으로만 쓰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석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3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근로감독관이 중대재해 수사권을 확보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중대재해 수사 실무 콘텐츠’ 개발에 착수했다. 검찰도 형사 실무적 대응 방안을 준비하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TF’를 구성해 중대재해 처리 기준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중대재해 처벌을 위한 칼을 벼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일이다.내년 1월27일 시행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1명 이상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확보 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이 중앙부처에서도 통하지 않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1단계 정규직 전환 대상인 용역노동자를 3단계 대상인 민간위탁 노동자라며 배제한 중소벤처기업부 얘기다. 콜센터를 민간위탁했다고 주장한 중기부는 위탁기관 채용인력과 자산까지 관리하고 근무배치 등 노동조건에도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대부분 중기부 산하기관도 갖가지 이유를 대며 콜센터 용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았다. 한 기관은 특정 콜센터업무는 용역으로 보고 또 다른 콜 센터업무는 민간위탁으로 보는 식으로
지난달 23일 오후 1시께 하동석탄화력발전소 2부두는 하역작업이 한창이었다. 하동화력에는 부두가 세 개 있다. 부두 하나는 석회석을 내려 쌓는 곳이다. 석회석은 석탄을 태운 뒤 남은 재(ash)를 처리할 때 쓴다. 중국 등지에서 수입한 석탄을 내리는 부두는 1·2부두다. 15만~20만톤 규모의 운반선이 보름마다 배를 댄다. 석탄을 내리는 일은 항운노동자가 한다. SVC 하역기를 활용해 수입한 탄을 컨베이어벨트에 올린다. 이 탄은 곧장 6개 저탄장으로 옮기는데, 이 과정의 컨베이어벨트를 관리·감독하는 일은 한전산업개발 노동자들이 한다
세간의 이목이 쏠려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못지않게 노동·진보진영도 내년 대선을 향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진보정당들과 대선 공동대응기구를 구성하면서 선거연대 발판을 마련하고 있고, 진보정당들은 독자적으로 후보선출을 추진하면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거대 양당에 맞서 노동·진보진영이 유의미한 세력으로 대선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정의당 대선경선 4파전 돌입원내에 진입하는 진보정당 중 규모가 가장 큰 정의당은 지난 6일 선거공고를 시작으로 대선경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김윤기 전 부대표,
20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마다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한창이다. 노동계 역시 ‘노동 있는’ 대선이란 목표를 갖고 각 후보 캠프별로 합류해 조직·정책 라인에서 뛰고 있다. 노동계 인사들은 어느 캠프에서, 무엇을 주장하며 뛰고 있을까.이재명, 노동본부 통해 노동자 표심 공략노동계 조직과 인사들이 가장 많이 합류해 있는 곳은 더불어민주당이다. 그중에서도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에 몰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13일 이재명 캠프와 노동계에 따르면 이재명 캠프에는 노동본부와 외곽조직, 싱크탱크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시간표도 빨라지고 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건설업계다.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업은 지난 4월부터 고용노동부의 강도 높은 특별근로감독을 받으며 중대재해처벌법 예방주사를 맞았다. 1일 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노동부의 건설업 본사(대우건설)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활동평가 보고서’와 태영건설·현대건설 감독 결과를 비교해 살펴봤다. 형식적이고 부실한 지금의 안전보건관리체
“찌는 듯한 무더위에 바람 한 점 없는 지하에서 안전벨트와 못 주머니를 차고 거푸집 작업을 하다 보면 체감온도가 40도를 훌쩍 넘어갑니다. 토시를 하고 긴팔 옷을 입어도 햇볕에 달궈진 철근에 데이기 일쑤입니다. 뜨거운 철근을 어깨에 메면 화상 자국만 남습니다. 안전장비와 마스크까지 착용하면 숨쉬기조차 힘이 듭니다. 건설현장에서는 안전보다 비용을 중시하는 관행 때문에 변변한 그늘막 하나도 없는 게 현실이에요.”20여년을 건설현장 철근공으로 일하고 있는 한경진(45)씨의 하소연이다. 건설노조가 21일 오전 세종시 고용노동부 앞에서 개최
“3년마다 업체가 바뀌니까 처우개선을 요구하기도 어렵고, 임금도 3년 동안 거의 동결이에요. 업체가 바뀔 때 처음에만 조금 오르고…. 원청 감독들은 파견직원 다루듯 업무를 시키면서 정규직 전환 시점에서는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하니까 답답하죠.”1998년 계측제어 업무에 처음 뛰어든 김기왕씨는 20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일하는 동안 발전 5사 중 3개사, 용역업체 8곳을 경험했다. 현재는 용역업체 ㈜우진엔텍 소속으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한다. 일할수록 숙련도는 높아졌지만 고용불안 그림자는 평생 그를 따라다녔다. 용역업체
지난 2일 중앙노동위원회는 CJ대한통운이 전국택배노조와 교섭에 응하지 않은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판정 이후 후폭풍이 일었다. 일부 언론은 중노위가 대법원 판례와 어긋나는 결정을 했다고 비난했다. 특수고용직인 택배기사와 관계가 없는 CJ대한통운을 사용자 지위에 올려놓는 것은 부당하다고 성토했다. 의문이 들었다. 왜 이토록 기업들과 사용자단체 그리고 언론은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의 사용자라고 하는 것에 반감을 느낄까.는 이런 질문에 답해 줄 전문가를 만났다. 집단적 노동관계에 해박한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람들은 환하게 웃었다. 대통령을 보는 눈에는 애정이 담뿍했다. 한 장 사진에 담긴 그들의 운명이 이렇게 한 번은 짧은 희극으로, 또 한 번은 긴 비극으로 드라마틱하게 바뀔 줄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대통령마저도 그랬을 터다. 가 2017년 5월1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옆에 있던 비정규 노동자들을 추적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노동자 3명은 심층 인터뷰를 했다. 강지현씨는 23일 오후, 송군섭씨는 22일 오후, 정명선씨는 23일 오전 인천공항 인근에서 만났다. 청와대
‘이해가 안 된다’는 말은 ‘정말 이해하고 싶다’는 말의 방증일지도 모른다.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를 인정받은 2명의 MBC 보도국 작가들은 연신 “MBC를 정말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들에게는 해고 사유, 해고 과정, 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업무지시를 부정하던 사측 관계자의 말들이 모두 물음표로 남아 ‘정말 알고 싶은 것’이 됐다. 작가들은 “함께 일했던 박성제 MBC 사장을 만나서 ‘왜 해고했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이들이 받아 본 중노위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판정서에는 사용자로 주식회사 문화방송과 대표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건설현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지난달 25일 계단 벽면에 페인트칠을 하기 위한 평탄화 작업을 하다 1미터 높이에서 추락했다. 고인은 재해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뒤 주검으로 발견됐다. 아무도 고인이 사라진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얄궂게도 고인이 발견된 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건설현장 추락사는 너무 잦아 알려지지 않고 사라지는 죽음이 더 많다. 예방할 수 있는 대표적 재래식 재해로 꼽히는 건설현장 추락사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통계’에
“정말 별의별 생각을 다 했어요. 경동건설 본사 앞에서 투신이라도 해야 하나. 분신을 할까.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쳐다봐 줄까?”스타일리스트로 일하던 정석채(36·사진)씨의 삶은 2019년 10월30일부로 바뀌었다. 20년 넘게 건설노동자로 일하던 아버지 정순규씨가 여느 날처럼 일터로 출근했지만,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날이다. 업무 중 비계에서 떨어진 고인은 사고 다음날 숨을 거뒀다. 하지만 ‘사고가 왜,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유가족에게 설명해 주는 이는 없었다. 장례식장을 찾은 원·하청업체 관계자들은 유족에게 그 흔한 명함 한 장
전라북도의 노동정책을 높이 평가하기는 어렵다. 예산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올해 전북도의 노동부문 예산은 본예산 기준 880억3천62만7천원이다. 전체 예산의 1.1%다. 17개 광역자치단체 평균이 0.86%임을 고려하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많다.문제는 인력이다. 전라북도 행정기구 설치 및 정원 운영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을 보면 전북도청 노동 관련 부서는 일자리경제본부 기업지원과다. 노동 전담부서로 보기는 어렵다. 이곳에서 일자리·고용 관련 인원을 걷어 내고 보면, 노사협력팀 5명이 노동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이다. 전북의 전체
2017년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방침을 정할 당시를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 비정규직은 각각 8만3천953명과 1만8천31명이다. 이 가운데 이미 9개월 이상 계속했고, 앞으로도 2년 넘게 같은 업무에 종사할 것으로 예상한 상시·지속 노동자는 지자체 5만1천215명, 지방공기업 1만4천895명이다. 지자체 비정규 노동자의 61%, 지방공기업 노동자의 82.6%가 상시·지속 노동자다.이 가운데 실제 전환계획에 포함된 노동자는 각각 2만5천263명, 7천527명에 불과했다. 실제 전환한 인원은 2만
노동존중 사회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다. 그간 노동정책은 고용노동부 같은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으로 이해됐다. 민간영역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 권한이 없는 지방정부는 특히 지역 노동문제에 개입할 여지가 적었다. 이를 바꿔 낸 곳이 서울시다. 처음으로 공무직이라는 표현을 도입하며 비정규직 대책을 추진하고, 노동이사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런 노력은 고스란히 중앙정부로 이어지기도 했다.그러나 다른 지역은 어떨까. 눈에 띄는 행보를 보여주는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와 김경수 지사의 경상남도가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
“사운드(Sound)!”경기도 평택항 평택컨테이너터미널 안 한쪽에 위치한 컨테이너 검사장에서 화물차에 실려 온 컨테이너를 살펴본 검사자가 소리쳤다.“사운드는 통과, 깨끗하다는 뜻이에요. 바로 컨테이너 반납하면 돼요.” 양인규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평택항지부 사무부장이 설명했다. 검사를 마친 앞 차가 컨테이너를 내려놓을 구역을 찾아 떠나가자, 뒷 차는 신호봉을 든 ‘봉맨’(신호수)의 수신호에 맞춰 이동해 멈춰 섰다. 정차한 차량에 검사자 한 명 혹은 두 명이 붙어 문 개폐와 내부 점검을 이어 갔다.지난 21일 오후
“어쩌다 투쟁 당시 사진을 보면 엊그제 일 같아요. 시간이 이렇게 흘렀으니 감회가 새로워요.”10년 넘게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로 일한 김대용(66)씨가 환하게 웃었다. 넉 달이 넘는 시간 매일 얼굴을 마주하고, 살을 비비며 고용승계 투쟁을 함께해 온 청소노동자 세 명이 오랜만에 함께 모였다. “LG가 고용승계 보장하라”고 쓰인, 투쟁 내내 교복처럼 맞춰 입던 빨간 조끼 대신 사복을 차려 입고 만난 이순례(65)씨와 신지숙(60)씨의 얼굴에는 꽃이 핀 것처럼 생기가 넘쳤다. 신씨는 “고생은 했지만 이제는 추억이 돼 버렸다”며 아련한